트럼프 '출생시민권' 재판 직접출석⋯대법원 압박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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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패소 때 정치적 타격 우려해
AP "사법부 향한 압박 퍼포먼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의전차가 들어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생 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재판이 열리는 대법원에 출석, 재판을 지켜봤다. AP통신은 "사법부를 향한 압박성 퍼포먼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진행된 구두변론에 직접 출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직 미국 대통령의 대법원 출석'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소송 과정에서 대법원 변론에 나서겠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가 철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에 직접 출석한 것은 패소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법원을 압박하기 위해 직접 재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서 나왔다.

출생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은 미국 헌법에 규정된 권리다. 관련법에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미국에 귀화했고, 미국의 관할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州)의 시민’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이를 금지했다.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까지 출생시민권을 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의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의 애초 취지를 강조했다. 그는 "남북전쟁 직후 노예와 그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지, 중국 부유층 등의 미국 원정 출산이나 미국 불법 체류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결국,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2개 주(州)와 워싱턴DC가 행정명령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하급심은 이들 원고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이어 출생 시민권 금지 행정명령마저 위헌으로 결론 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연쇄 타격을 입는 셈이다. 결국 이날 직접 대법원에 출석한 것은 대법관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법정에서 직접 발언하지는 않았다. 행정부를 대표하는 존 사우어 법무부 송무차관이 대법관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우어 차관은 "단순히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점이 아니라 부모의 체류 합법성과 미국 정치체제에 대한 충성 여부를 따져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AP통신은 "트럼프의 (대법원) 직접 출석을 단순한 관심 표명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에 보내는 정치적 신호 혹은 사법부를 향한 압박성 퍼포먼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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