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금'마저… 모든 금융자산 변동성 커지자 MMF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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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금·가상자산 동반 흔들…‘파킹 전략’ 강화
법인 자금 중심 유입…ETF로도 대기 수요 확산

▲머니마켓펀드 이미지 (챗GPT 생성)

중동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초단기 안전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식·금·가상자산 등 주요 자산군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투자자들이 자금을 묵혀두는 ‘파킹 전략’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MMF 설정액은 240조2499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40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개인은 22조4089억원, 법인은 217조8410억원을 차지했다. 전체 설정액 대부분이 법인 자금으로, 기업과 기관 중심의 유동성 관리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쟁 발발 이전인 2월말 231조9704억원 수준이던 설정액은 한 달 만에 10조원 가까이 늘며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쟁 이후 첫 거래일을 기점으로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고, 18일에는 248조원까지 오르는 등 단기 대기성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MMF는 국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단기채 등 만기가 짧고 안정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루만 자금을 맡겨도 이자가 발생하고, 입출금이 자유로워 필요할 때 언제든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익을 크게 노리기보다는 불확실한 시장에서 자금을 잠시 보관하며 투자 시점을 기다리는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최근 MMF로의 자금 쏠림은 전형적인 ‘위험 회피’ 흐름으로 해석된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확대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마저 금리 상승 우려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며 투자 대안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금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지만, 이번에는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하며 기대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들어 13% 이상 하락하며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역시 지난해 11월 개당 12만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 6만8000달러 선까지 내려오며 변동성을 키웠다. 주식과 대체자산, 안전자산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로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동시 불확실성 국면’으로 진단한다. 자산군 전반에서 방향성이 흐려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익 추구보다 손실 회피가 우선시되는 환경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 대신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이며 관망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MMF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파킹형 ET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RISE 머니마켓액티브 ETF’에는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에도 1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단기채와 기업어음 수익률을 추종하는 이들 상품은 변동성이 낮고,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단기 자금 운용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됨에 따라 MMF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ETF형 MMF, 그중에서도 달러(USD) 기반 MMF로의 자금 유입 증가는 이란발 불확실성에 대응한 단기적 위험 회피 성격의 대기 자금 수요 확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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