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천 복원, 3000억 투입해 '백년의 귀환'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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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프로젝트 조감도 (사진제공=부산시)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이 다시 흐를 수 있을까.

부산시가 ‘백년의 귀환’을 내걸고 동천 복원 프로젝트를 공식화했지만,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검증은 이제부터다.

부산시는 1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2)에서 '백년의 귀환, 동천 프로젝트' 정책 브리핑을 열고 동천 수계 복원과 도시 재편 구상을 공개했다.

현장 방문과 정책 발표를 결합한 이번 브리핑은 단순 계획이 아닌 ‘도시 비전 선언’ 성격이 짙다.

핵심은 방식의 전환이다.

기존 해수 유입 중심의 수질 개선에서 벗어나, 대심도 터널 공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지하 담수를 유지용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사상~해운대 대심도 구간에서 하루 약 3만5천 톤 규모의 지하수 확보 가능성을 확인했고, 부산형 급행철도(BuTX)까지 포함하면 청계천 수준 친수공간 조성에 필요한 하루 3만9천 톤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능성’과 ‘현실’의 간극이다.

지하수 확보는 기술적 변수와 장기 유지비용, 수질 안정성 등 검증 과제가 뒤따른다. 일회성 공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량·수질 관리 체계가 확보되지 않으면 또 다른 인공 하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시는 동천을 세 갈래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생명의 강'으로 복개 하천을 복원하고 생태축을 연결하고, '문화의 강'으로 체류형 보행·관광 동선을 만들며, '번영의 강'으로 서면과 문현금융단지, 북항을 잇는 산업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성지곡 수원지부터 북항까지 이어지는 6개 거점 개발은 동천을 단순 하천이 아닌 '도시 구조 재편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시민공원을 지하수 공급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서면 일대 복개도로를 걷어내 친수공간으로 되돌리는 계획은 상징성이 크다.

하지만 사업 전반은 2032년을 목표로 장기 로드맵에 묶여 있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와 BuTX 준공 시점에 의존하는 구조다. 결국 타 사업 지연이 곧 동천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지는 '연동 리스크'를 안고 있다.

3000억 원 규모의 ‘문화동천’ 사업 역시 재원 확보와 단계별 실행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과거 동천 정비 사업이 ‘부분 개선’에 그쳤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는 도시 전반을 바꾸는 수준의 일관된 추진력이 요구된다.

박형준 시장은 "동천은 산업화 시대 부산의 상징"이라며 "과거의 영광을 미래의 자부심으로 잇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단순 복원이 아니다.

동천을 살리는 일이 아니라, 동천을 통해 부산 도심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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