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54만원 영어유치원·참여율 81%…저연령 사교육 과열에 칼 댔다

교육부가 이른바 ‘4세 고시’와 ‘7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아 조기 사교육 과열에 제동을 걸기 위해 유아 대상 레벨테스트와 비교·서열화, 만 3세 미만 인지교습 금지 등을 담은 종합 대책을 내놨다. 영유아기 과도한 선행학습과 시험식 교육을 아동 발달권 침해로 보고 규제 강화와 공교육·돌봄 확충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1일 ‘아동 발달권 보호를 위한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비정상적으로 팽창한 영유아 사교육 시장을 바로잡고 과도한 조기 경쟁과 선행학습으로 인한 발달 저해와 정서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부는 학원법과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영유아 발달권 보호를 제도화하고, 공교육·보육 신뢰 회복과 보호자 지원까지 포괄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 3개월(7~9월) 기준 총 사교육비는 8154억 원, 참여 유아 기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000원이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47.6%였고, 연령별로는 2세 미만 24.6%, 3세 50.3%, 4세 68.9%, 5세 81.2%로 높아졌다.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수는 2019년 615개에서 2025년 814개로 32% 늘었고, 서울 지역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 월평균 비용은 154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우선 유아 대상 레벨테스트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모집이나 수준별 반 편성을 목적으로 한 모든 형태의 시험·평가가 금지 대상이다. 지필평가뿐 아니라 구술평가라도 아이의 지식·기술 습득 정도를 측정해 정오답을 가르는 방식이면 사실상 시험으로 보고 제한하기로 했다. 타 기관 학습이력이나 공인 영어점수를 요구하는 우회적 선발행위도 차단 대상이다. 다만 등록 이후 보호자 사전 동의를 거쳐 교육활동 지원 목적의 관찰·면담 방식 진단은 허용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아 대상 모집시험 금지 조항은 지난 3월 학원법 개정을 거쳐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만 3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인지교습도 금지된다. 교육부는 강사가 주도해 문자, 언어, 수리 등 교과목 위주 지식 주입을 체계적·지속적으로 하는 교습행위를 제한 대상으로 규정했다. 만 3세 이상 취학 전 유아의 경우에도 인지교습 시간을 1일 3시간, 1주 15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적표 발송이나 점수·등급·순위 게시 등 비교·서열화 행위도 금지된다. 교육부는 이런 금지 기준을 학원법 개정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제재도 대폭 강화된다. 교육부는 위반 학원 등에 대해 등록말소나 교습정지 같은 행정처분에 더해 과징금과 과태료, 형사처벌을 병과할 수 있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매출액의 50% 이내, 과태료는 최대 1000만 원까지 상향된다. 레벨테스트나 유해 교습행위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도 가능하도록 했다. 불법 사교육 신고센터 기능도 확대해 신고포상금 상한을 기존 1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담겼다. 교육부는 아침·저녁·방학 중 틈새돌봄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거점형·연계형 돌봄기관을 올해 200개 원에서 2027년 이후 300개 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정책도 본격화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부모 인식 조사를 포함한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처음 실시하고, 이를 국가승인통계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조사 결과는 초·중등 사교육비 조사와 연계 분석해 영유아 사교육 과열 원인과 대응 방향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번 방안을 토대로 영유아의 발달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할 것”이라며 “영유아기는 평생의 성장과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 소중한 시간이 건강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