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있는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만 예외 허용

금융당국이 17일부터 수도권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막기로 했다. 이미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해온 데서 더 나아가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까지 틀어쥐며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투기성 자금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그간의 관리 노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다주택자 등의 투기적 대출 수요가 여전히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보다 강한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핵심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것이다. 대상은 소재지와 무관하게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개인 다주택자와 개인·법인 임대사업자다.
금융당국은 이미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 신규 취급을 제한해 왔지만 이번에는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까지 막아 규제 강도를 더 높였다. 이번 조치는 전 금융권에 적용되며 이달 17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예외는 남겨뒀다. 다주택자 여부를 판단할 때 매도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는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주택을 당장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만기연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법령상 의무가 있거나 공익적 목적이 있는 경우 역시 예외 사유에 포함된다.
특히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기준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해당 계약 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책 시행일 전날인 16일까지 체결되는 묵시적 갱신과 발표일로부터 4개월 이내 종료되는 임대차계약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분도 일정 범위에서 반영한다. 다주택자 규제가 세입자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판을 둔 셈이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도 유도할 게획이다.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허가관청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취득하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제도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전입의무 역시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뒤까지 미룰 수 있게 했다. 임차인이 있는 집은 거래가 어려워 시장에 매물이 묶이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완화해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금융이 부동산 시장과의 절연을 선언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는 돈이 안 된다는 원칙을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켜 나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금융권은 총량관리 목표 달성과 다주택자 만기연장 제한, 대출규제 위반 점검을 철저히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