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 입성

한미약품을 이끌 수장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가 올랐다.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대표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입성했다. 황 대표는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새로운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한미약품 정기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 안건이 상정됐고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총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의장으로 주관했다. 박 대표는 2023년 대표이사에 취임했지만 연임을 위한 사내이사 재선임 명단에서 빠져, 이번 주총을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대표는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회사 내부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달 12일 사의를 표한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한미약품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면서 “이번 주총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결과 황 대표와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 채이배 전 국회의원, 김태윤 한양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새로 취임한 황 대표는 서울대 화학과 학·석사를 졸업하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주식운용본부장을 거쳤다. 이후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현재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창사 이래 최초의 외부 최고경영자(CEO)라고 많이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한미약품을 분석하고 연구한 지 거의 30년이 됐다”며 “명실상부한 국내 1위의 제약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기대와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과 상식의 원칙에 입각해 고객가치·직원가치·주주가치에 충실한 경영을 하겠다”며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이 추진했던 ‘인간존중과 가치 창조’의 경영 원칙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 가장 좋은 약을 가장 좋은 가격에 공급하는 한미약품의 미션, 주주와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도 일부 변경됐다. 이날 오전 같은 곳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했고 김성훈 사내이사가 사임했다. 김 대표의 이사회 진입은 라데팡스가 투자자 역할을 넘어 그룹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라데팡스는 2022년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 자문 컨설팅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2023년 OCI의 한미약품 인수 추진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4년 신 회장, 송 회장, 임 부회장 등과 ‘4자 연합’을 결성했다.
다만 지난해 신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59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데 이어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까지 추진하면서 라데팡스 모녀 측과 법적 공방을 진행 중이다. 4자 연합이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는 지분 매각 시 사전 협의와 우선매수권 보장 조항이 명시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6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자 연합 내부에 갈등의 불씨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달 예정됐던 첫 변론기일은 5월 7일로 연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