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준공후 미분양 14년 만에 4000가구 돌파⋯다시 ‘미분양 무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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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36% 급증…4296가구 ‘전국 최대’
해소 흐름 꺾이고 악성 미분양 재확대

▲대구 수성구의 한 미분양 주택 공사 현장. (연합뉴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3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대구 역시 14년 만에 4000가구를 돌파했다. 한동안 미분양 해소 흐름을 보이던 대구에서 다시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지방 부동산 침체의 진앙으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4296가구로 집계됐다. 전월(3156가구)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140가구(36.1%) 급증한 수치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4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2년 6월 말(4073가구) 이후 약 14년 만이다. 규모로 보면 같은 해 4월 말(4788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구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2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555가구에서 3만1307가구로 1752가구(5.9%) 늘었는데 이 가운데 대구 증가분이 65.1%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악성’으로 분류될 만큼, 일반 미분양보다 시장에 미치는 부담이 크다. 이미 공사를 마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주택으로 건설사는 분양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해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할인분양 압력까지 커진다. 또 주변 주택의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신규 분양 위축을 불러오는 등 지역 주택시장 침체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구는 과거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점을 감안하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미분양 해소 흐름이 꺾이고 실수요 중심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이 빠르게 누적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5월 말 3844가구까지 늘었다가 10월 3394가구로 줄었고 12월에는 3010가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3156가구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2월 급증세를 보이면서 흐름이 반전되는 양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규제 강화와 거래 부진으로 수요자들이 위축된 상태”라며 “특히 지방은 투자 수요가 사실상 사라지고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 체력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2022년 이후 미분양이 누적된 지역으로 현재 남아 있는 물량은 실수요가 선호하지 않는 입지일 가능성이 크다”며 “실수요만으로는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준공이 이어질수록 악성 미분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악성 미분양 부담은 커지고 있다. 2월 말 기준 수도권은 4292가구, 비수도권은 2만7015가구로 집계됐다. 대구 외에도 충남은 2021가구에서 2574가구로 27.4% 늘었고 경기는 1996가구에서 2359가구로 18.2% 증가했다. 제주와 경남이 각각 5.3%, 2.6% 늘며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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