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000만 배럴 '비축유 스왑' 시행⋯정유업계 원유 수급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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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산 비축유 주고 비(非)중동 대체 원유로 갚아…"원유 수급 6월 말까지 이상무"
자동차·가전 부품 재고 1~1.5개월분…나프타 이어 PE·PP 수출 통제 확대 검토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인 29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의 L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6.75원 오른 1913.35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도 L당 평균 1892원으로 19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비축유 스왑(맞교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보유한 중동산 비축유를 정유사에 먼저 긴급 대여해주고, 향후 정유사가 아프리카·미주 등에서 확보한 대체 원유로 갚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소 6월 말까지는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1일 '중동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부 비축유 스왑 제도 운용 계획을 설명했다.

비축유 스왑은 단순히 비축유를 시장에 푸는(방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 비축유와 기업이 향후 도입할 대체 물량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당장 원유 도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정유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다.

양 실장은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서 대체 물량을 찾아오면 정부가 정유 설비 가동에 최적화된 중동산 비축유로 바꿔줘 원활하게 공장을 돌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며 "오늘 첫 계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왑이 개시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4~5월 두 달간 신청한 스왑 수요는 총 2000만 배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장 이날 한 정유사가 200만 배럴 규모의 스왑 계약을 진행한다.

산업부는 비축유 스왑과 민간의 대체 물량 확보, 향후 예정된 국제에너지기구(IEA)와의 공조 방출 등을 종합할 때 "오는 6월 말까지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산업별 공급망 모니터링 결과도 공개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11개 핵심 업종을 점검한 결과 상반기까지는 큰 무리가 없으나 자동차 생산 부품이나 가전 내외장재의 경우 현재 재고량이 1~1.5개월 수준에 불과해 수급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및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앞서 5개월간 전면 수출 제한 조치가 내려진 나프타에 이어 그 하위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 실장은 "생활필수품이나 보건의료에 사용되는 기초 원료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매점매석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양 실장은 "종전 기대가 낮아지면서 브렌트유가 11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05달러에 육박했다"며 "미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압박 등으로 인해 유가 상승폭이 우리보다 크며,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는 굉장한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름값 상승세에 편승한 국내 주유소들의 꼼수 인상에 대해서도 2차 최고가격제 합동점검 등을 통해 이상 징후 발생 시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단속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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