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평가가 뒤엉키면서 혼조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50포인트(0.11%) 상승한 4만5216.14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5.13포인트(0.39%) 하락한 6343.7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3.72포인트(0.73%) 내린 2만794.64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0.61% 상승했고 메타는 2.03% 올랐다. 반면 애플은 0.87%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1.40% 내렸다. 테슬라도 1.81% 하락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3대 지수는 장 초반 종전 협상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지만, 확전 우려가 다시 불거지자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에서의 군사 작전을 종식하기 위해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과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선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 종전안 대부분을 수용했고 유조선 20척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수용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후 “평화 협정이 조만간 체결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전, 하르그섬을 폭파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CBS뉴스는 해군과 육군 특수부대 수백 명이 중동에 배치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와그너 앱투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시장이 목요일과 금요일에 부진하고 월요일과 화요일에 호조를 보이는 새로운 이상현상에 익숙해져 버렸다”며 “시장은 마치 나쁜 소식에 대비하는 것 같다. 주말을 앞두고 위험을 분산시키고자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다가 주 초에 다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공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꺼냈다. 파월 의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단기적인 수준을 넘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연준이 이 문제를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경제적 영향이 어떨지 알 수 없으므로 고민에 직면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금리 방향을 추적하는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옵션시장에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하루 새 24.6%에서 3.9%로 낮아졌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4%를 기록했다.
달러는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 하락한 1.1459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6% 하락한 1.318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4% 하락한 159.71엔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상승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24달러(3.25%) 급등한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0.21달러(0.19%) 오른 배럴당 112.78달러로 집계됐다.
브렌트유는 3월 한 달간 약 55% 급등하면서 1988년 선물 계약이 출시된 후 월간 최대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대는 1차 걸프전 때인 1990년 9월의 46%다.
WTI도 한 달간 약 53% 상승하면서 2020년 5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반만이다.
투자자들은 이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이 거세지자 불안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평화 협정이 조만간 체결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지 않는다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전, 하르그섬을 폭파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선 “이란을 향한 최선은 석유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후 사실상 베네수엘라 석유를 장악했던 사실을 연상하게 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치솟게 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과 헤즈볼라를 지원하고자 이스라엘의 민감한 군사 목표물을 향해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적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벌인 후 후티 반군이 직접 개입한 첫 사례다.
후티 반군이 개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마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유가도 요동쳤다. 마이클 헤이그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아덴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선 하루 400만~5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한다”며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차질을 빚는 물량에 더해 홍해에서 400만 배럴이 추가된다면 유가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증시는 30일(현지시간) 유틸리티 및 미디어 업종의 상승에 힘입어 강세로 한 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동 분쟁이 확대되면서 오름폭은 제한됐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3포인트(0.94%) 오른 580.73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하락세를 뒤로 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40지수는 262.13포인트(1.18%) 상승한 2만2562.88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60.61포인트(1.61%) 오른 1만 127.96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70.50포인트(0.92%) 상승한 7772.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이달 들어 현재까지 약 8.5% 하락했으며, 이는 코로나19로 시장이 흔들렸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몇 주간 시장을 움직인 핵심 요인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고 있는 전쟁이다. 교전 종식을 위한 노력에 대해 미국과 이란 측에서 엇갈린 신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 사이에는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주말 동안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첫 공격으로 참전을 본격화했고, 이는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은 계속 잘 진행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또 이란의 종전 협의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알렸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협정이 곧 체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발전소·유전·하르그섬담수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전 협상이 결렬될 때를 대비한 미군 지상군도 중동에 배치됐다.
아이포렉스의 마이클 휴슨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유럽증시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유럽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동 관련 뉴스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이번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유틸리티가 2.7%, 미디어가 1.9% 올랐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쉘과 토탈에너지스가 각각 2.1%, 3.2% 상승하며 에너지지수를 1.7% 끌어올렸다.
오스테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7% 급등했다. 전쟁 이후 해상풍력 업황에 대한 전망이 개선됐다는 점이 반영됐다.
폴란드 에너지 기업 타우론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가가 12.3% 급등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 노르스크하이드로는 공급 차질 우려로 금속 가격이 상승하면서 9.5% 급등했다.
유가 상승에 민감한 여행업종은 0.6% 하락했다.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는 각각 1.5%씩 떨어졌다.
영국에 상장된 리오틴토는 열대성 저기압 ‘나렐’이 지나간 후 필바라 지역의 철광석 항만 터미널 4곳 중 3곳의 운영이 재개되었다고 밝히며 3.5%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통화 완화 기대감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LSEG에 따르면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0.25%포인트(p)씩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쟁 전, ECB가 연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프랑스 중앙은행의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총재는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겠다는 ECB의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금리 인상 시점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국제 금값이 30일(현지시간)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3.20달러(0.73%) 오른 온스당 4557.5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2.65%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값이 이달 들어 현재까지 13% 이상 하락해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 메리트를 노린 매수세가 들어왔다.
또 중동 전쟁이 격화되고 있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금을 포함한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렸다.
반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금은 투자 시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31일 오전 7시 5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2.47% 상승한 6만6697.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4.45% 급등한 2030.4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XRP는 1.35% 상승한 1.32달러로, 솔라나는 2.70% 높은 82.70달러로 각각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