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 국내증시 떠나는 외국인…그래도 쓸어담은 종목은[굳어지는 중동발 블랙먼데이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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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으나, 방위산업과 밸류업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확연한 모습이다. 하지만 방위산업과 밸류업 관련 종목을 담는 행보도 보이면서 다음 주도주 찾기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32조68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55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이달 초부터 날까지 20거래일 중 단 3거래일을 제외한 17거래일 동안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는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전면전 확산 우려에 따른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시장에 팽배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매도 폭탄 속에서도 외국인이 쓸어담은 종목들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은 3월들어 산일전기(341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68억원), 삼성생명(2267억원), 셀트리온(2236억원), 에이피알(1976억원), 두산에너빌리티(1580억원) 등 순으로 집중 매수했다. 주로 지정학적 리스크의 수혜를 입는 방산주와 기업 가치 제고 기대감이 반영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자금이 쏠렸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삼천당제약(1094억원), 에스피지(935억원), 알지노믹스(896억원), 파마리서치(821억원), 에코프로비엠(807억원), 고(773억원)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개별 종목의 임상 결과나 실적 호조 등 확실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내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3월3일 37.35%였던 코스피 외국인 비중은 27일 기준 36.72%로 집계되며 하락 폭이 1%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스닥 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 비중은 10.36%에서 10.20%로 0.16%포인트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시장 전체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전면적인 이탈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이유는 달러화지수 상승에 따른 신흥국 자산 매력도 감소, 원·달러 환율 급등 등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해 정상화와 유가 하락이 나타나야 원화와 코스피가 안정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의 장세가 1980년대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 시기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의 코스피 랠리는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기를 넘어서는 강력한 흐름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최근 증시가 겪고 있는 조정 강도는 과거 3저 호황 당시의 조정폭인 -18%와 유사한 -19% 수준이다. 이는 시장이 펀더멘탈의 훼손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 있으며, 과거 사례처럼 거친 조정 이후 강한 상승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3저 호황 때와 같이 세계 주요 증시 중 코스피만 더 많이 급락했다"며 " 국내 증시가 ‘너무 급등했기 때문에 더 많이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가 견조한 걸로 봤을 때, 이란 사태로 ‘빅테크가 AI투자를 중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에 대한 간접적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과거 3저 호황 당시에도 거친 조정 이후 증시는 이후 반기 동안 80%에 달하는 상승세로 복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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