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신규 선임
노조, 다음 달 2일 총파업 결의대회

HMM이 본사 부산 이전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정부가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에 이어 HMM 이전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다만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이전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과 임시주주총회 개최 일정을 의결했다. 현재 정관 제3조(소재지)에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돼 있어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필수적이다. 절차상 이사회 논의 이후 임시 주총을 거쳐 정관 변경이 확정되는 구조다. 임시 주총은 5월 8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는 최근 재편된 이사진이 처음 참여하는 자리였다. HMM은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박희진 부산대 부교수와 안양수 전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현재 이사회는 최원혁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 체제로 구성돼 있다. 당시 부산 지역 학계 인사와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포함되면서 이전 추진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안건 변경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로, 두 기관의 지분을 합하면 약 7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임시 주주총회에 정관 변경 안건이 상정되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올해 상반기 내 이전 확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50주년을 맞은 HMM이 본사 부산 이전과 매각이라는 외부 변수에 더해 수익성 방어라는 내부 과제까지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HMM 보유 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 이전과 민영화 이슈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MM은 최근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비전 “해운을 넘어 더 큰 가치, 더 나은 미래를 움직인다(Move Beyond Maritime)”를 선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다만 중동 지역 불안,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해운 업황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 감소했다.
노사 갈등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날 HMM 육상노조는 사측과의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즉시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 달 2일부터는 부산 이전 반대를 내세워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노조는 본사 이전 시 인력 유출과 업무 효율 저하, 이전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끝내 대화를 거부하고 일방적인 길을 택한 이상 우리에게 남은 것은 투쟁뿐”이라며 “5월 8일 임시주주총회 전까지 전향적인 노사 합의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일 부분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주총회 개최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