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원유 구매 재개 모색…이란 정세로 조달처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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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국향 美 원유 하루 60만 배럴
3월 선적 美 LNG도 30만t 육박
미·중 정상회담서 테이블 오를 듯

▲중국 상하이의 한 주유소에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로고가 보인다. (상하이/EPA연합뉴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전후부터 중단했던 원유 및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전했다. 이란에 의한 호르무즈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에너지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조달처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조사회사 케플러에 따르면 2026년 4월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에 선적될 예정인 미국산 원유는 하루 평균 60만 배럴에 달한다. 여러 유조선이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있는 미국 최대의 석유 선적항인 코퍼스크리스티로 향하고 있다.

3월 선적할 예정인 미국산 LNG도 30만 톤(t)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나 한국으로 재판매될 가능성은 있으나 실제로 중국에서 하역된다면 선적일 기준으로 원유는 2025년 2월, LNG는 2024년 12월 이후 처음이 된다.

케플러는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조달) 선택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뒤 “미국으로의 잠재적 복귀는 (대미) 외교적 자세보다 조달처 분산을 중시한다는 중국 에너지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 변화를 보여준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국내 소비량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동발 원유 가격 급등에 따라 그동안 트럼프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로 추가 관세를 부과해 왔던 미국산 에너지도 선택지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에 반발해 미국산 LNG와 원유 구매를 중단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농산물, 항공기 등과 함께 원유 등의 구매 확대를 요구했다. 5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중국으로서는 공급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측의 조달 요구가 수용하기 쉬운 조건으로 보인다. 협상 카드로 활용해 중국에 대한 제재성 관세의 실질적인 인하와 미·중 관계의 긴장 완화로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이 올해 들어 미국으로부터 LNG와 원유 조달 재개를 모색하는 것도 다가오는 미·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움직임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에너지 자급률은 80% 정도로 높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이나 전기차(EV) 등의 보급으로 국내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발전량은 약 955만 기가와트시로 세계 최대다. 2위인 미국의 2배 이상이다.

중국은 이란 사태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24일부터 휘발유와 디젤 연료의 국내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동시에 급격한 가격 인상이 되지 않도록 가격을 일시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조치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는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중국이 유조선으로 수입하는 원유 중 중동산은 금액 기준으로 약 절반을 차지한다. 공급이 끊기면 내수 부족에 직면하는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중국 국영 정유회사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의 자오둥 부회장은 23일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에 대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탄을 원료로 하는 화학 플랜트를 풀가동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조달처 다변화를 위해 우호 관계에 있는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베이징에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인민위원회 위원장과 회담하면서 “천연가스 분야 협력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조달하고 있으며, 해당국의 가스 수입액은 국가별 기준으로 4번째로 많다.

중국이 원유와 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은 러시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나 에너지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시베리아의 힘 2’의 실현이 초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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