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도 ‘밸류업 2.0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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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 경영' 버린 유통가, 주주 환원 '역대급'
이사회 독립성 강화해 거버넌스 쇄신 단행

▲20일(금) 서울 영등포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롯데쇼핑 제56기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오너 중심 경영에서 탈피해 주주 가치를 최우선하는 '밸류업 2.0' 시대에 성큼 다가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파격적인 주주 환원책을 쏟아냈다. 이는 정부의 상법 개정 취지에 발맞춰 이사회가 대주주가 아닌 주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요 그룹별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0개 계열사에 걸쳐 3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자사주 제로'를 선언했다. 롯데지주도 발행주식 총수의 5%에 달하는 1,663억 원의 자사주를 없애 주당 가치를 제고했다.

배당 제도 역시 선진화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투자자가 배당금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선(先) 배당확정' 제도를 도입했다. 이마트와 GS리테일은 각각 배당금을 전년 대비 20~25% 상향 조정하며 주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했다.

이사회의 감시 기능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개편도 눈에 띈다. 롯데쇼핑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삭제해 소액주주의 이사회 진입 문턱을 낮췄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며 대주주 견제 기능을 공식화했다. BGF리테일은 보상위원회를 활성화해 경영진 보수 체계를 투명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원 정책이 지속되려면 ‘본업의 수익성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는 기업의 기초체력을 나누는 행위인 만큼, 이커머스와의 무한 경쟁 속에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밸류업 동력이 상실될 수 있기 때문.

이에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총에서 주주 환원과 함께 'AI 물류 혁신' 및 '글로벌 확장'을 향후 3년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 확보에 역점을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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