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등심·채끝 반영한 선발지수 도입…2028년 완전 전환 목표

한우 개량의 속도를 좌우해온 씨수소 선발 체계가 크게 바뀐다. 자손 성적을 오래 지켜본 뒤 정액을 보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12개월령 단계에서 유전체 분석으로 우수 씨수소를 가려내는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5년 가까이 걸리던 선발 기간이 1년 수준으로 줄면서 한우 개량 성과가 농가에 더 빨리 확산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가축개량협의회를 열고 유전체 기반 조기 선발 씨수소 40마리를 처음 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한우 씨수소는 후보씨수소를 먼저 뽑은 뒤 자손의 후대검정을 거쳐 보증씨수소로 확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농가에 정액이 공급되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린 개체 단계에서도 유전능력을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12개월령 단계에서 씨수소를 선발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지난 25일 가축검정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전체 539두 가운데 선발지수 상위 100두를 가린 결과, 신규 조기 선발 씨수소가 78두, 기존 보증씨수소가 22두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통해 유전체 기반 조기 선발 체계의 개량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상위 40두는 정액 생산용으로 최종 선발됐으며, 약 11개월간의 정액 생산·비축 과정을 거쳐 2027년 2월부터 농가에 공급될 예정이다.
기존 선발 체계에서 이미 뽑힌 후보씨수소는 후대축 검정자료를 활용해 6월 보증씨수소로 약 15마리 선발할 계획이다. 이들 보증씨수소는 유전체 기반 조기 선발 씨수소의 정액 공급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기 전까지 수급 안정을 맡게 된다. 정부는 2028년까지 유전체 기반 씨수소 선발 체계로 완전히 전환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가격도 높은 안심·등심·채끝 등 주요 부분육 생산 수율을 반영한 선발지수도 도입됐다. 단순히 개량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선호하는 고급 부위 생산성을 함께 끌어올려 한우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농식품부는 선발 체계 개편이 완료되면 한우 집단의 연간 유전적 개량량이 크게 늘어 개량 속도가 기존보다 약 2.7배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체중은 연간 5.7kg에서 15.6kg으로, 근내지방도는 0.32점에서 0.87점으로, 등심단면적은 1.5㎠에서 4.1㎠로 개선되고, 등지방두께는 -0.59㎜에서 -1.6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농가소득 증가 추정액도 기존 2901억원에서 7955억원으로 늘어 5054억원의 추가 소득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액 공급 기반도 확대한다. 현재 씨수소 100마리, 연간 220만개 수준인 정액 판매 규모를 2028년까지 씨수소 200마리, 최대 27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남 서산 한우개량사업소에 더해 2026년 하반기 경북 영양사업장에도 정액 생산·제조 시설을 추가 설치해 수급 안정성을 높일 예정이다.
암소 개량 기반 강화도 함께 추진된다. 농식품부와 국립축산과학원은 농협경제지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암소 유전체 분석과 우수 개체 선발·지원, 암소검정사업을 확대하고, 우량 암소를 활용한 수정란 생산·공급과 관련 업체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씨수소와 암소를 함께 개량하는 체계를 구축해 한우 집단 전체의 유전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이번 씨수소 조기 선발은 유전체 분석 기반 한우 개량체계 전환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한우 개량 성과가 농가 현장에 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