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상승 ‘이중 부담’
대한항공도 유류할증료 조정

글로벌 전자상거래 확대를 기반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항공화물 사업이 중동 전쟁 악재에 직면했다. 해상 운송 차질로 항공화물 운임은 급등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화물 예약 플랫폼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화물 운임은 26일 기준 kg당 4.3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쟁 발발 직후인 이달 1일 2.62달러보다 65%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남아시아~북미 노선은 5.91달러에서 8.29달러로 40%, 유럽~중동 노선은 1.77달러에서 2.94달러로 66% 각각 올랐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해상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항공화물로 수요가 몰리며 운임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그간 여객 대비 변동성이 적은 항공화물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워왔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국제선 항공화물 운송량은 33만1282톤(t)으로 전년 대비 3.52% 증가했다. 중국(5만5069t), 미국(5만4062t), 일본(4만9588t) 등 주요 노선이 물량을 견인했고, 베트남(2만8418t)과 홍콩(2만318t) 등 동남아·중화권 물량도 꾸준히 늘며 노선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화물 부문의 수익 구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유는 항공사 비용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핵심 변수로, 유가 상승 시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해외 공항 사용료 등 주요 비용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여서 고환율 역시 비용 압박을 키우고 있다.
운항 효율성 저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 공역 제한으로 항공기 우회 운항이 늘면서 비행 거리가 길어졌고, 연료를 추가로 탑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 적재량이 줄어들며 단위당 수익성도 낮아졌다. 기존 물류 허브였던 두바이와 도하 공항에서 급유 후 추가 화물을 적재하던 방식도 제한되면서 전체 운송 효율도 떨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화물 부문 유류할증료 조정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화물 시장이 ‘운임 상승→이익 확대’가 아닌 ‘비용 상승→수익성 악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여객 노선 감축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화물 부분도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임은 분명 올랐지만 유가와 환율, 운항 비용까지 동시에 상승하면서 다음 달부터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될 전망”이라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