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간 청년 3명 중 1명, 2년 못 버티고 'U턴'⋯"복합 정착 정책 시급"

기사 듣기
00:00 / 00:00

잦은 지역 이동, 소득 감소 및 경력 단절 우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청년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치열한 유치전에도 불구하고, 비수도권으로 향했던 청년 3명 중 1명은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다시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편적인 '유입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일자리, 주거, 문화, 사회적 관계망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정주(定住)' 중심의 근본적인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저적이다.

2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지역별 청년친화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한 청년 비율은 42.7%로 조사됐다.

반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내려가 정착한 비율은 그 절반인 21.3%에 그쳤다. 게다가 비수도권 이주를 택했던 청년 3명 중 1명은 평균 1.6년 만에 다시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렸다.

청년들이 'U턴'을 택하는 핵심 요인은 결국 '경제적 기회'다. 실제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5명 중 1명은 이동 후 실질 소득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잦은 지역 이동이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갉아먹는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잦은 지역 간 이동이 직장 경력을 단절시키고 인적 네트워크를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고 소득 증가율마저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지역에 둥지를 틀 수 있는 토양 자체가 수도권에 극단적으로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산업연구원이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일자리, 삶(주거·복지), 락(문화·여가), 연(사회적 관계) 4개 부문을 종합해 '청년친화지수'를 산출한 결과, 상위 10% 지역 대부분이 수도권에 쏠려 있었으며 비수도권은 단 4곳에 불과했다.

특히 일자리와 문화·여가 인프라 부문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여기에 지역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경제적 갈등도 청년 정착의 숨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층 인터뷰 결과 청년들은 낯선 지역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거나, 반대로 지역민들로부터 '수도권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독식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등 일자리 경쟁에서 비롯된 배타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해소 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은 지역 여건에 맞춘 세밀한 맞춤형 정책을 제안했다. 예컨대 산업 기반은 있지만 정주 여건이 나쁜 '청년 경유지'에는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고용·정주 패키지를, 인프라는 좋지만 일자리가 없는 '정착 유보지'에는 문화자원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와 문화 모두 취약한 대다수 비수도권 '청년 유출지'에는 강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단계적 정착을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