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수요가 급등한 가운데 올 1분기 국내 증시에서는 전력 설비와 원전 관련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력ㆍ전선과 원전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상승률(29.57%)을 크게 웃돌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와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전력 기기 대형주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LS ELECTRIC은 이날 기준 연초 대비 81.30% 오른 83만4000원에 마감했다. 효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60.58% 상승한 28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LS ELECTRIC은 11월 북미 AI 데이터센터에 배전 변압기(1100억원)와 수배전반(1329억원)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은 2월 미국 송전망 운영사로부터 765킬로볼트(kV)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7871억원 규모를 수주했으며, 변압기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일진전기는 연초 대비 43.38% 오른 7만8000원, 가온전선은 28.16% 상승한 10만560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초고압 케이블 수요 증가와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전선업 특성상 가격 인상분을 판매가에 자동 반영하는 '에스컬레이터 조항'이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원전주의 상승폭은 더 컸다. 대우건설은 연초 대비 316.23% 오른 1만5900원, 현대건설은 117.40% 상승한 15만2400원에 각각 마감했다. 대우건설은 해외 원전 수출 확대 기대감이,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부문의 수주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원전 인프라 서비스 관련주도 올랐다. 한전산업은 연초 1만420원에서 이날 2만600원으로 87.62% 상승했고, 같은 기간 한전기술은 82.11% 오른 16만3900원에 마감했다. 한전산업은 원전 가동 확대에 따른 유지보수 매출과 한미 원전 협력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뒷받침했다. 한전기술은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대상 기술 수출을 비롯해 설계와 운영 및 유지ㆍ보수(O&M)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AI 인프라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도 가시화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AIDC)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지정하는 ‘AIDC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의 핵심은 비수도권 AIDC를 대상으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등 전력 수급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데이터센터 구축 및 증설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초기 투자 국면에서는 GPU, 메모리, 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 공급 기업이 직접적 수혜를 누렸지만, AI 투자 사이클이 심화할수록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연상 능력의 확대를 넘어 이를 실제로 구독할 수 있는 전력, 물리 인프라의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