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銀 "금리, 다시 올려야 할 수도"
독일 기업환경지수 13개월 만에 최저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 한 달, 서방 주요국에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 전쟁의 1차 충격은 미사일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진 것처럼, 2차 충격은 경기침체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종전 시점과 관계없이 이미 공습 과정에서 무너진 에너지 인프라와 공급망 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P통신ㆍ골드만삭스ㆍ주요국 중앙은행 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란 전쟁의 여파 탓에 올 하반기부터 주요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표의 변화도 연말께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분석을 바탕으로 “국제유가 급등을 포함한 주요 지수 등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12개월 사이 미국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0%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지표를 인용해 “3월 미국 회사채 시장의 기능 이상이 더 커졌다”며 “전쟁과 인플레이션, 금리 불안 등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에 마찰(혼조세)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고유가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물류비를 비롯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이런 물가 상승은 실질적인 구매력 감소를 불러왔다. 구매력 감소는 기업 채용 위축과 투자 전략 재조정 등으로 연결되면서 경기침체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물론 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유럽까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란 전쟁발 에너지 충격으로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이 한동안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리 인하 쪽에 마음을 기울여 왔으나 전쟁 탓에 양상이 뒤바뀐 셈이다. ECB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이 고착되면 다시 행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성장이 약해져도 물가가 먼저 흔들리면 통화 당국은 비둘기파로 남기 어렵다는 뜻이다.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곧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금융투자업계의 자금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호주중앙은행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켄트 호주중앙은행 부총재보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세계 성장률을 꺾이고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이 처음에는 외부 변수처럼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임금과 가격 결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유럽의 실물경제는 벌써 체온이 내려가고 있다.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는 2월 88.4에서 3월 86.4까지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86.1)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여기에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더 약해졌다. 일부 기관은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0.8%에서 0.5%로 낮췄다.
로이터통신은 영국발 보도를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운송비 부담이 독일 기업 심리를 눌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