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회의서 AI 전환 전략 논의…“구조적 혁신 불가피”
CEO 주도 실행 강조…설계·생산·마케팅 전 과정 AX 확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속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 잡은 경영 환경에서 완벽한 전략보다 빠른 실행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판단이다.
LG는 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구 회장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 40여 명이 참석한 ‘사장단 회의’를 열고 AX(AI TransformationㆍAI 전환) 가속화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미래 체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사장단은 기존의 효율 개선 수준을 넘어서는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이를 구현할 핵심 수단으로 AX를 지목했다.
구 회장은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그는 “AX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임팩트가 있는 영역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인식도 분명히 했다. 구 회장은 “AI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며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X를 특정 조직의 과제가 아닌 ‘경영진 과제’로 규정했다. 그는 “AX는 최고경영자(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설정하고 이끌어야 한다”며 사장단의 책임 있는 실행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LG는 설계·생산·마케팅 등 사업 전 과정에 AX를 적용하는 구조적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사업 모델과 운영 방식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변화에 나선다는 의미다.
회의 운영 방식 자체도 ‘속도’와 ‘AX’ 메시지를 반영했다. 사장단은 분임조 토의 과정에서 LG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논의 내용을 분석하고 키워드 추출 및 요약을 진행했다. 회의 자체를 AX 실행 사례로 구현한 셈이다.
구 회장은 줄곧 AX를 강조해 왔다. 2020년 그룹 차원의 AI 싱크 탱크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하며 “LG AI연구원이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하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조지 웨스터만(George Westerman) MIT 수석연구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기술 패러다임, 조직, 경쟁, 고객 관점에서의 변화 모습을 공유했다. 조지 웨스터만은 “AI가 주도하는 급진적인 변화의 시대에는 경쟁사들 또한 훨씬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고객의 기대와 투자자들의 요구 또한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할 것”이라며 “성공한 대기업일수록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가 열린 남산리더십센터는 LG가 올해 초 문을 연 인재 육성 거점이다. 기존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이 그룹 가치 전파 중심 역할을 맡았다면 남산리더십센터는 도심 접근성을 기반으로 리더십 교육과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