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주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사 10곳 중 4곳은 연초 대비 하락했다. 20개 주요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비중은 평균 8%대에 그친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목표가 하향’ 리포트가 2%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5642.21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약 30.98%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는 일부 대형주의 이야기로 시장 전체의 온기로 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하락 종목의 비중이 상당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전체 2870개 기업 중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232개로 42.93%에 달한다. 코스피 상장사로 시야를 좁혀도 950개 종목 중 352개(37.05%)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우량주로 분류되는 코스피 200 기업 중에서도 68개(34%) 기업은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본지가 20개 증권사가 최근 3개월 간 발간한 리포트를 전수 분석한 결과,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지수 착시’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리포트의 90% 이상은 ‘목표주가 상향’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종목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리서치 보고서가 다수의 주가 하락 종목을 소외시키고 있는 것이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리포트 4327편(신규 종목 제외) 중 목표주가를 낮춘 리포트는 380편으로, 전체의 8.78%에 불과했다. 연초 대비 하락 종목 비중이 40%를 웃도는 시장 상황과 대비를 이룬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하향 리포트 비중이 5% 미만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경우 하향 의견 리포트 비중이 2%대로, 한국투자증권의 리포트 248건 중 단 6건(2.42%)에만 하향 의견이 담겼다. 하나증권의 하향 리포트도 전체 362건 중 9건(2.42%)에 불과했다. 이어 IBK투자증권(3.81%), SK증권(3.73%) 등 4개 증권사는 하향 리포트 비중이 5%를 밑돌며 리포트의 ‘상향 편향’이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하향 리포트 비중이 5%는 넘지만 전체 평균(8.78%)에 미치지 못한 증권사는 7곳으로 집계됐다. DB금융투자는 최근 3개월간 발표한 리포트 156건 중 하향 의견이 9건(6.12%)이었으며, △유안타증권 6.45% △유진투자증권 8.05% △메리츠증권 9.14% △대신증권 9.52% △LS증권 9.62% 등이 뒤를 이었다.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의 비중이 10%를 넘는 증권사는 총 9곳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전체 리포트 325건 중 41건(14.43%)으로 20개 증권사 중 목표 주가 하향한 리포트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현대차증권 14.41% △iM증권 13.91% △삼성증권 13.14% △신한투자증권 12.75% △교보증권 12.61% △NH투자증권 12.01% △KB증권 11.61% △키움증권 10.00% △한화투자증권 9.7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들 증권사조차 실제 하락 종목 비중(42.93%)과 비교하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이 주가 하락 흐름을 반영하는 데 인색한 이유는 고질적인 이해 상충 문제와 정보력 약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애널리스트의 매수의견 편향이 심화 및 고착화되면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의 종목 간 편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정보 취득 경로가 위축되면서 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유인이 강해진 것이 낙관적 편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정보의 중개자이자 감시자여야 할 애널리스트의 기능이 마비되면서 투자 판단의 척도가 되어야 할 리포트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보상 체계를 수익 기여도보다는 예측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기준으로 개편하고, 리서치 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