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수출 산업 80%가 악화…가전·철강·車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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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I 106.6 ‘겉은 회복’ 속내는 둔화
개선 업종 7개→3개 급감…제조업 전반 하락

(출처=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내 수출기업의 2분기 체감경기가 겉으로는 회복 흐름을 이어가지만 산업 전반의 체력은 빠르게 약화하는 모습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수출 여건이 악화하며 ‘편중 성장’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 따르면 2분기 EBSI는 106.6으로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E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 분기 대비 수출 여건 개선을, 밑돌면 악화를 의미한다.

수출 개선 흐름은 유지됐지만 이는 반도체 호조에 따른 ‘착시 효과’ 성격이 짙다. 실제 업종별로 보면 상황은 정반대다. 15대 품목 중 반도체(191.4), 무선통신기기·부품(104.1), 석유제품(102.9) 등 3개 품목만 수출 여건 개선이 전망됐다. 나머지 12개 품목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며 악화 국면에 들어섰다.

반도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칩 수요 증가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제품 역시 호르무즈해협 운송 차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출단가 강세가 전망된다.

문제는 흐름의 변화 속도다. 1분기에는 15대 품목 중 7개가 개선 전망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3개로 급감했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수출 체감경기가 급격히 식은 셈이다. 산업 전반으로 보면 약 80% 업종이 1분기 대비 전망이 악화했다.

특히 주력 제조업의 동반 부진이 두드러진다. 가전(51.3)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철강·비철금속(53.4), 자동차·자동차부품(61.4), 전기·전자제품(65.4) 등도 줄줄이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 환경을 둘러싼 비용 압박은 더 커졌다. 수출기업들은 2분기 애로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21.8%)과 물류비 상승(20.1%)을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지목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15.7%에서 올해 1분기 17.5%, 2분기 21.8%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물류비 부담도 1분기 9%에서 2분기 20.1%로 급증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운임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비용 리스크는 전 업종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수출단가가 일부 상승하고 있음에도 원가 부담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결국 2분기 수출은 ‘회복 유지’보다는 ‘구조 왜곡’에 가깝다는 평가다. 반도체가 전체 지표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제조업 전반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 속에 동반 하락하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표는 버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워 사실상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관재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물류 차질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수출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수출 개선 모맨텀을 지속하기 위해 피해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경영자금 지원과 함께 취약 공급망 점검, 조달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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