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내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 계획을 5일간 전격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중동 전쟁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가졌으며 종전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하며 진실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와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과 플로리다 공항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이틀간 이란과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매우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군 당국에 5일 동안 이란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요일 밤 이란의 '존경받는 리더'와 직접 접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미보유와 우라늄 농축 중단에 합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며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의 발표가 시장 교란을 노린 ‘가짜뉴스’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알자지라(Al Jazeera) 보도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과의 협상은 전혀 없었으며, 이는 유가 조작과 미국·이스라엘이 빠진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심리전"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 역시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미국과 어떠한 형태의 직접 대화도 진행된 바 없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경제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번 발표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에 달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을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의 ‘5일 유예’ 발표 직후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뉴욕 증시는 일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로 인한 국내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합의 가능성’을 먼저 던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5일의 유예’ 기간이 중동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전쟁에서 명예로운 퇴로(off-ramp)를 찾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만약 유예 시한인 이번 주말까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실질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군이 이란 내 100억달러 규모의 발전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강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48시간에서 120시간 사이의 물밑 협상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