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명일동 사고 막는다"⋯지하까지 파고든 서울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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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R 1.7배 확대·노후 하수관 전수조사·AI 관측망 구축

▲서울시청 전경 (서울시)

서울시가 명일동 지반침하 발생 1년이 흐른 가운데 지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구축해 보이지 않는 땅속 위험까지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23일 지반침하 예방을 위해 △예방시스템 강화 △신속 대응체계 구축 △제도·시스템 개선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표 투과 레이더(GPR) 탐사 확대와 지반침하 관측망 구축,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지하 공동(空洞)을 탐지하는 GPR 탐사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올해 탐사 물량은 1만6423㎞로, 지난해(9595㎞) 대비 약 1.7배 늘었다. 이를 위해 전담 인력은 기존 9명에서 19명으로 확대하고 차량형·전동형·핸드형 장비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 최대 수준의 장비를 확보했다.

탐사 결과와 지반침하 현황, 공동 분포도 등은 '서울안전누리'를 통해 공개된다. 올해부터는 굴착공사장 약 300곳의 단계별 안전관리 이행 정보와 지반침하 관측망 계측 정보까지 공개 범위를 넓힌다.

굴착공사장 주변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지하 안전평가 대상 공사장은 기존 연 1회에서 월 1회 이상으로 도시철도 등 대형 공사장은 주 1회 이상 GPR 탐사를 실시한다. 민원 발생 지역은 수시 점검 체계를 적용한다. 아울러 시·자치구·전문가 합동점검을 확대하고 공사장 CCTV 모니터링과 일일 순찰을 의무화하는 등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도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2029년까지 30년 이상 된 하수관로 4830㎞를 전수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2030년까지 매년 200㎞씩 총 1000㎞를 정비할 계획이다. 구조적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지반 변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지반침하 관측망'도 구축된다. 땅속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은 올해 안에 구축될 예정이며 2029년까지 총 250개소(자치구별 10개소) 설치가 목표다. 현재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구간 등 주요 대형 공사장 6곳에는 6종의 계측 신기술이 시범 적용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서울시는 토질·지질·상하수도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 40명으로 구성된 '지하안전자문단'을 운영해 지반침하 징후 발견 시 즉시 현장에 투입, 원인 조사와 복구 방안 수립을 지원한다.

제도적 장치도 보완했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시민안전보험에 '지반침하'를 보장 항목으로 포함해 최대 2500만원까지 보상하도록 했다. 영조물 배상보험 보상 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서울특별시 지하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현장 조사와 원인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굴착공사 시 전문기술인 상주를 의무화했다.

사고 피해자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시는 유가족에 대해 재난관리기금, 시민안전보험, 영조물 배상책임보험 등을 통한 보상금 지급을 완료했으며 공사손해보험을 통한 추가 지원도 협의 중이다. 인근 피해 시설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 역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년간 지하 안전 관리체계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제도 개선과 노후 인프라 정비는 지속적인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예방 중심 관리체계의 현장 실행력을 높이고, 지반침하를 사전에 감지·차단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명일동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시는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하 안전관리체계를 근본부터 점검해 달라진 모습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며 "지하 안전은 단기간에 완성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만큼, 시민이 안심할 때까지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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