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 충돌 의제 아니지만 합의 법안도 발목

범정부 차원의 공공기관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설립이 핵심인 공공기관운영법(공운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면 입법 처리 수순에 들어간다. 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적은 만큼 절차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변수다.
이번 공운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 심사 기간(180일)을 충족한 만큼 향후 법사위에서 90일 이내 체계·자구 심사를 받는다. 이후 6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기존 자문기구에서 독립 행정위원회로 격상하는 것이다. 공공정책위원회를 신설해 공공기관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 자체는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으로 평가된다. 정부 역시 공운위 개편 방향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의 입장을 밝혀왔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공동위원장 체계 도입, 민간위원 확대, 사무처 설치 등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기술적 사항에 대해서는 보완 필요성을 언급한 수준이다.
결국 개정안 통과의 관건은 법안 내용이 아닌 국회 상황이다. 최근 국회는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며 입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국민의힘이 공소청법에 반발해 무제한 토론에 나서면서 합의 처리 가능성이 컸던 경제·민생 법안조차 줄줄이 처리 지연을 겪고 있다. 해외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시장복귀계좌(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 감면하는 등의 '환율안정 3법'(조세특례제한법·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는 공운법 개정안의 처리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에 이송된다고 해서 곧바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전체 국회 일정과 연동되기 때문이다. 여야 협조가 이뤄질 경우 조기 통과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정쟁이 지속되면 공운법 역시 절차만 진행되고 논의는 멈출 수 있다.
특히 시간표상으로는 법사위 이송 이후 최대 150일이 소요될 수 있어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은 8월 하순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당이 국회 주도권을 활용해 속도를 내면 하반기 시행 기반을 조기에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공운법 개정안이 여당 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공운위는 공공기관 지정, 경영평가 등 공공기관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위원회다. 민간위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민간 공동위원장 체계로 바뀌기 때문에 정부 입김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공운위 개편은 큰 틀에서 여야 이견이 적은 사안이지만, 지금처럼 국회가 필리버스터로 묶여 있으면 합의 법안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