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에너지 인프라 공습’ 새 국면…‘경제 전면전’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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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에너지 시설 첫 공격
이란, 카타르 가스허브 이틀째 보복 타격
브렌트유 다시 111달러까지 치솟아
미국, 수천명 추가 파병 검토…지상군 투입 가능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양측이 가스시설 허브를 두고 치열한 공격을 주고받았다. 중동 전쟁의 전선이 군사 목표에서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렇게 전쟁이 경제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약 16만5000원)를 재돌파하는 등 시장 불안이 더욱 고조됐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날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와 직결된 남서부 해안 아살루에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를 미사일로 타격하자 이란이 바로 중동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 발발 후 이란의 연료 탱크를 공격한 적은 있어도 에너지 생산시설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경고문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들은 직접적이고 합법적인 공격 목표가 됐다”면서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뒤이어 이란은 전날 오후 카타르의 천연가스 생산시설 밀집 지역인 라스라판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 약 70km에 있는 산업 도시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집중된 곳이다. 글로벌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카타르의 LNG 생산·수출 거점이기도 하다.

이란은 이날도 이틀째 라스라판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허브인 합샨 지역도 공격을 받아 천연가스 생산이 중단됐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봉쇄된 것은 물론 에너지 인프라가 본격적인 공격 대상이 되자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전 거래일 대비 3.8% 오른 배럴당 107.38달러로 마감하고 나서 이날 아시아시장에서는 배럴당 115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이란 남부 항구 도시 아살루예의 걸프만 연안에 위치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시설에서 한 남성이 걷고 있다. 아살루예(이란)/AFP연합뉴스

씨티은행은 “브렌트유 가격이 며칠 내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중동 에너지 시설에 광범위한 공격이 발생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에는 올 2~3분기에 평균 13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천 명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현재 지상군 투입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단, 트럼프 대통령도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도 사우스파르스 시설을 더는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한 상호 ‘확전 자제’를 제안했다. 또 이스라엘의 사우스파르스 공격에 대해서 미국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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