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교체 보조금 등 소비진작책 제도화
AI 중심 ‘지능형 경제’ 구축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폐막했다. 3년째 이어온 ‘5% 성장’ 목표치를 올해 낮추는 한편 부동산시장 침체에서 비롯된 내수 회복에 주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첨단 과학기술 산업을 핵심 엔진으로 삼아 경제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정책 목표도 제시했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지도부는 전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어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양회를 마무리했다. 올해 양회를 통해 경제정책 방향성을 포함한 정책 기조 등을 공식화했다. 특히 올해는 2026∼2030년을 아우르는 15차 5개년 계획도 확정했다. 향후 5년간 중국의 경제와 사회 발전 방향을 담은 5개년 계획에는 ‘내수 확대’와 함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 기조로 제시했다.
전인대 폐막식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한 정부 업무보고를 표결을 통해 확정했다. 이는 베이징 톈안먼 사태 여파가 작용했던 1991년(4.5%)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성장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내수 회복과 기술자립 등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5개년 계획 초안은 내수 부진을 중국 경제의 주요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이어 “내수 확대를 전략적 기본점으로 삼아 민생 개선과 소비 촉진, 물적·인적 투자의 결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전제품 교체 보조금 등 국가 차원의 소비 진작 정책을 장기 정책으로 삼고 이를 제도화한다. 이를 통해 내수 중심 성장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중국은 코로나 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혼란기인 2020년(3.6%)을 포함해 그간 재정수지 적자율을 3% 안팎에서 관리해 온 전례를 깨고 지난해 이를 4%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한 것은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고려해 적극적인 확장 재정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 우려에 대응해 재정 적자 규모 확대와 채권 발행을 통한 대규모 내수 진작 사업을 예고했다. 우선 재정 적자율 목표치를 GDP 대비 4%로,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2300억위안(약 49조원) 증가한 5조8900억위안(약 1258조원)으로 제시했다.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을 놓고 ‘중국 경제가 구조적 둔화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합리적 목표”라며 목표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미·중 간 기술 경쟁 격화 속에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하면서 AI 중심 신형 경제인 ‘지능형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밖에 양자 기술과 6세대(6G) 통신 등 차세대 산업도 선점해 ‘과학기술 굴기’를 통한 전략적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밖에 전인대는 △민족단결 진보촉진법 △생태환경법 △국가발전계획법 △전인대 상무위원회와 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검찰원 업무 보고 등도 함께 표결해 확정했다. 이 가운데 민족단결 진보촉진법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내용 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별도의 폐막 연설에 나서지 않았다. 시 주석은 공산당 당대회가 있는 해를 제외하고는 전인대 폐막 연설을 하지 않았다. 리창 총리 역시 2024년부터 총리 기자회견이 폐지되면서 별도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한편 전날 왕후닝 정협 주석은 폐막식 연설에서 “올해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이 출발하는 해”라며 “정협은 15차 5개년 계획의 좋은 출발을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협은 정치 협상과 민주 감독, 정책 자문 기능을 통해 경제·사회 발전의 주요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과 제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