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책임 없는 정부가 이전 강요해선 안 돼”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공제회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공제회 노동조합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공제회가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부당하며 금융 중심지 이탈 시 투자 경쟁력 약화와 인력 유출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공제회노동조합협의회는 11일 공동성명을 통해 “공제회는 국가 재정이 아닌 회원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운영되는 민간 성격의 자조기구”라며 “이를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시해 지방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회원 재산과 단체 자치권을 침해하고 기관 경쟁력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교직원·행정·군인·경찰 공제회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단체다.
협의회는 자산운용 시장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공제회가 금융 중심지에서 이탈할 경우 △투자 정보 접근성 저하 △핵심 운용 인력 유출 △글로벌 네트워크 단절 등 경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정부가 상호부조 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해 이전 예외 조항을 마련했다”며 “정부가 스스로 세운 법적 신뢰를 뒤집고 160만 회원의 재산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총력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앞서 4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 제외 요청 건의문’을 전달했다. 공제회가 국가 재정이 아닌 회원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자조기관이라는 점에서 조직 특수성과 자산운용 구조, 시스템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신동근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공제회는 정부 재정 지원 없이 회원 자금으로 운영되는 독립적 자조기관”이라며 “정부가 재정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소재지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공제회 설립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도 “정보 비대칭성이 높은 대체투자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필수적”이라며 “지방 이전으로 기관 경쟁력이 약화되면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국내 금융 경쟁력 역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공제학회 역시 “금융 인프라 접근성이 수익률과 직결되는 공제회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조적 운영권이 훼손될 경우 회원 복지 증진이라는 기관의 본래 목적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