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차병원-대학병원 ‘환상의 트라이앵글’… 부산서 중증외상 환자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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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트라이앵글 (사진제공=온병원)

부산에서 발생한 중증 외상 사고 현장에서 119구급대와 지역 병원, 대학병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사례가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완결적 의료 전달체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사고는 지난 10일 오전 11시 40분께 부산 사하구에서 발생했다. 트럭 운전자 이모(75) 씨는 주차 중 브레이크가 풀려 굴러 내려오는 차량을 막으려다 약 2m가량 끌려가며 큰 부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부산진구 자택으로 귀가했지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오후 1시 20분께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혈압은 70/40mmHg까지 떨어졌고 체온은 34.2도까지 낮아진 심각한 저체온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즉각 보온 조치와 하지 거상 등 응급 처치를 시행한 뒤 중증 환자 수용이 가능한 포괄 2차 병원인 온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온병원 응급센터 '집중 소생술'

이날 오후 2시 6분 온병원 응급센터에 도착한 환자는 즉시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외과 전문의인 이강호 과장의 지휘 아래 중심정맥관 삽입과 대량 수액 공급, 승압제·지혈제 투여가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응급 혈액 검사 결과에 따라 진행된 O형 적혈구 긴급 수혈이 환자의 혈역학적 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상 검사에서는 복강 내 다량 출혈과 양측 골반골 및 천골익 골절 등 심각한 외상이 확인됐다. 응급 호출을 받고 도착한 외과 주재우 과장은 환자의 급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학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핫라인’ 가동… 부산대병원으로 긴급 전원

온병원은 오후 3시 54분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와 핫라인을 가동했다. 외상센터는 전달받은 영상자료를 즉시 검토한 뒤 10분 만에 전원을 결정했다.

환자는 오후 4시 25분 구급차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원 직전 혈압은 90/60mmHg로 초기보다 안정된 상태였다.

부산대병원 도착 당일 환자는 간 열상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을 확인하고 개복 수술을 통해 지혈에 성공했다. 현재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가 안정되는 대로 골반 골절 부위 고정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교과서적 사례"

이번 사례는 단순한 응급 구조를 넘어 지역 의료 자원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119구급대의 신속한 대응, 2차 병원의 집중 소생술, 대학병원의 전문 수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냈다는 것이다.

정근 대한종합병원협회 대표회장은 “상급종합병원과 2차 병원이 경쟁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 환자군을 관리할 때 진정한 의료 전달 체계가 완성된다”며 “이번 사례는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동헌 온병원 병원장은 “포괄 2차 병원으로서 지역 대학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어떤 위급 상황에서도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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