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담합 사업체 9곳 과징금 32억...공정위, 돈육 담합 첫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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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차례 입찰 중 8건 가격 사전 합의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9개 돼지고기 가공·판매사업자가 사전에 입찰·견적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이번 조치는 돼지고기 납품 과정에서 벌어진 가격 담합을 적발해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입찰가격 또는 견적가격을 합의한 9개 돼지고기 가공·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1억6500만 원을 부과하고,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공정위가 닭고기나 오리고기 담합을 적발한 사례는 있었지만, 돼지고기 담합을 찾아내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가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결론 내린 사업자는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씨제이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선진, 팜스토리, 해드림엘피 등 9개다. 이 중 대성실업, 대전충남양돈축산업협동조합, 부경양돈협동조합, 씨제이피드앤케어, 도드람푸드, 보담 등 6개 업체를 고발하기로 했다.

담합업체들은 '일반육'의 경우 입찰에서, '브랜드육'의 경우 개별 협상을 위한 견적서 제출에서 사전에 가격을 밀약했다. 이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돼지고기는 크게 일반육과 브랜드육으로 나뉜다. 이마트는 납품업체를 표시하지 않고 '국내산 돈육'으로 분류해 매장에 내놓는 '일반육'과 육가공업체를 표시하는 '브랜드육'의 2가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일반육은 이마트는 육가공업체로부터 돼지고기를 납품받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때 육가공업체가 어디인지 구분 없이 ‘국내산 돈육’으로 판매한다. 브랜드육은 사료나 원료돈의 사육 환경 등을 특색있게 관리해 생산한 것으로 통상 일반육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

일반육의 경우 이마트가 육가공업체로부터 입찰 절차를 거쳐 구매했다. 입찰에 참여한 8개 업체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진행된 총 14차례의 입찰 중 8건의 입찰(계약금액 총 103억 원)에서 사전에 삼겹살, 목심 등 부위별 입찰가격 또는 그 하한선을 합의하고 그에 따라 투찰하는 방법으로 실행했다.

브랜드육의 경우 이마트가 각 육가공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은 후 업체별 협의를 거쳐 공급받는 가격을 확정했다. 5개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견적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총 10차례(계약금액 총 87억 원)에 걸쳐 사전에 부위별 견적가격을 합의하고 합의된 가격으로 견적서를 제출했다.

이마트는 돼지고기 납품가격에 일정 이윤을 더해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번 담합으로 납품가격이 오르면서 이마트의 판매가격도 상승해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된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일반육 입찰에서는 103억 원어치, 브랜드육 협상에서는 87억 원어치가 계약됐다. 담합 거래 규모는 합계 190억 원 수준이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도드람푸드가 6억8000만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해드림엘피씨(4억4100만 원), 하림그룹 계열사인 선진(4억3500만 원) 등의 순이다. 과징금 총액은 계약 금액의 약 16.7%다. 다만 들러리를 섰기 때문에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은 행위도 제재했다. 이런 점 때문에 관련 매출액은 계약 금액보다는 더 크게 산정됐다. 따라서 관련 매출액 대비 과징금 부과 비율은 16.7%보다는 낮아진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은 업계가 참고로 삼는 기준 돈가가 2.2% 올랐을 때 담합 업체들이 9.8% 높은 가격으로, 11.5% 내렸을 때는 6.4%만 낮춘 가격으로 입찰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담합으로 납품 가격을) 시장 가격 오르는 것보다 더 올리고, 낮아지는 거보다는 덜 낮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 분야에서 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담합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할 방침이다. 현재 조사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관련 담합 사건도 신속히 처리해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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