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는 맛'…美 301조 관세 전격 착수에도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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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법원의 위헌 판결로 제동이 걸린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를 전격 가동한 가운데,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악재라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2일 미 무역대표부(USTR)와 통상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을 대상으로 '과잉 생산 능력'과 '강제 노동'을 명분 삼아 무역법 301조 조사를 공식 개시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권한 남용으로 판결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를 대체해 오는 7월 전까지 새로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301조 조사는 사실상 기존 정책의 '간판 갈아끼우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수단은 바뀔 수 있지만 정책 기조는 동일하다"고 언급하며, 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원상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과거 합의된 수준의 관세가 다시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축인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은 이미 관련 리스크를 상당 부분 소화한 상태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 등 현지 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텍사스와 인디애나 등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조선과 철강 업종에서도 우려보다는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빅3'는 미국이 중국 조선업을 별도로 정조준하고 있어 오히려 상대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 또한 다년간의 쿼터제 경험으로 내성이 생긴 데다, 이번 조치가 이미 주가에 '상수'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2차전지(배터리) 분야 역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기업들이 북미 공급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여서 충격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사이익이 한국산에 대한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시장은 이번 발표를 새로운 돌발 악재라기보다 예견된 시나리오의 현실화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 방식의 변화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는 있으나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301조 조사 품목에 열거된 로봇, 위성, 태양광 등 미래 산업 종목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안에서 이미 경영 계획을 수립해온 만큼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상호 관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관세 정책으로 보인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관련 업종들에 대해서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대적 관세 우위에 따른 업종별 수혜는 과거 이미 가격에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이번 관세로 인해 같은 스토리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적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득과 실을 예단하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에 부과했던 관세 대비 어떤 분야에서 세부 사항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업종별 수혜와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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