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시작된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 혼란이 에너지 시장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시 석유ㆍ가스 외에 알루미늄ㆍ에탄올ㆍ설탕ㆍ요소ㆍ황ㆍ헬륨 등 6가지 필수 원자재로도 연쇄적 충격을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타임스(NYSE)는 10일(현지시간) “중동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다양한 원자재의 가격·공급·생산이 이번 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석유와 가스를 제외하고도 6가지 주요 원자재의 비축량이 줄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짚었다. 또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업들이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알루미늄 가격은 월요일 거의 4년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공급 차질 영향으로 이날 오후 기준 이번 달에만 약 8% 상승했다.
이번 상승은 중동의 카타르와 바레인의 주요 알루미늄 제련소에서 출하가 중단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구매자들은 아시아에서 대체 물량을 찾기 시작했다.
국제알루미늄협회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지역 생산자들은 지난해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약 8%를 차지했다.
이 지역은 알루미늄 생산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점이 경쟁력이 돼 주요 생산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알루미늄 생산에 필요한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이 원료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통해 운송된다. 그러나 전쟁 이후 이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알루미늄은 항공기ㆍ전력선ㆍ음료캔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연구기관 그라운드워크콜래버러티브의 알렉스 자케스 정책 책임자는 NYT에 “이번 가격 급등이 결국 일상 소비재 가격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를 설탕 생산이나 자동차 연료인 에탄올 생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 제당업체들은 수익성이 더 높은 연료 생산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변화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유가 급등으로 에탄올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전일까지 약 10%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브라질 가공업체들은 몇 주 후 시작될 다음 수확기에서 사탕수수를 연료 생산에 더 많이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설탕 가격은 9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한 달 만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가, 전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
세계에서 거래되는 요소(질소 비료의 주요 형태)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요소는 천연가스를 핵심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동에서 많이 생산된다.
현재 선적 및 생산 중단은 농민들이 봄철 파종을 준비하는 시점과 겹치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소 가격은 전쟁 시작 이후 최대 35% 상승했다.
황 역시 석유와 가스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물질로 비료 생산에 필수적이며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된다. 이 노란 분말은 구리 등 특정 금속을 절단·드릴링·가공할 때 공구나 장비 손상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업체 CRU그룹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황 공급량의 거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의 페르시아만 쪽에 수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 황의 상당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수출돼 비료 생산과 니켈 가공에 사용되며, 아프리카 농업도 이 지역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퍼시픽리서치연구소의 웨인 와인가든 이코노미스트는 “비료 공급이 줄어들 경우 세계 농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식량 가격 상승과 식량 안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가스다. 또 정밀 장비 냉각,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가동, 연구소와 방위 기술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파티용 풍선에도 활용된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공급국이다. 그러나 이란이 카타르의 천연가스 허브이자 헬륨 시설이 위치한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공격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콘블루스헬륨컨설팅의 필 콘블루스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될 경우 전 세계 헬륨 공급량의 4분의 1 이상이 끊길 수 있다”고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