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노…기뢰 뜻·원리 등 관심

전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란이 해협 일대에 기뢰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N과 CBS 등 미국 언론은 미 정보 당국이 이란 선박들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기뢰가 부설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가 설치된다면 심각한 군사적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후 해협 인근에서 의심 선박을 상대로 군사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별도의 게시글에서 “지난 몇 시간 동안 작전에 투입되지 않은 기뢰 부설 선박 10척을 타격해 완파했다”며 “추가 대응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뢰는 바닷속이나 수면 아래에 설치해 적 함정이나 잠수함이 접근할 경우 폭발하도록 설계된 무기를 뜻한다. 과거에는 선박이 직접 접촉해야 폭발하는 단순한 형태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선박의 소음·자기장·수압 변화를 감지해 작동하는 방식까지 등장하며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이 무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대비 높은 파괴력 때문이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기뢰 하나로도 대형 군함이나 유조선을 치명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소형 선박을 이용해 은밀하게 설치할 수 있어 ‘비대칭 전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 국방정보국(DIA)에 따르면 이란은 이미 2019년 기준으로 5000개 이상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신속하게 바다에 뿌릴 수 있는 전용 함정과 소형 선박들을 다수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해협의 지형이다. 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실제 항로 폭은 약 10㎞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이런 좁은 항로에 기뢰가 설치되면 선박이 우회하기 어렵고 해상 운송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실제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선박 보험료 상승과 항로 회피가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이 기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1988년의 뼈아픈 경험도 영향을 미친다.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 중이던 1988년 4월, 미 해군 호위함 '새뮤얼 B. 로버츠 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다 이란이 부설한 기뢰에 직격탄을 맞고 침몰 직전까지 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분노한 미국은 즉각 ‘사마귀 작전(오퍼레이션 프레잉 맨티스·Operation Praying Mantis)’을 단행, 이란 해군의 1000톤급 사한드 호위함을 격침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단순한 군사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원유 운송의 주요 통로가 위협받으면 국제 유가가 즉각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미 최근 국제 유가는 중동 정세와 글로벌 경제 변수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협 통과 선박이 줄어들거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국제 유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비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