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 인선이 올해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철도와 주택 금융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새 수장이 속속 취임하며 마무리되는 분위기지만 공공주택 공급을 총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인선 시점이 6·3 지방선거 이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 가운데 올해 들어 수장 인선이 완료된 곳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SR,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 등 총 4곳이다.
코레일은 김태승 인하대 교수가 이달 3일 제12대 사장으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경기개발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낸 교통·물류 전문가다.
이보다 앞서 SR은 지난달 11일 정왕국 전 코레일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맞았다. 정 대표는 1983년 철도청으로 공직에 입문해 코레일 비서실장과 경영혁신실장, 기획조정실장, 경영혁신단장 등을 거친 정통 철도 전문가로 평가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직결된 기관장 인선도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신임 원장으로는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취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HUG는 최인호 전 국회의원이 1월 말 제10대 사장으로 취임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기관장 교체 작업이 속속 마무리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주택 공급 컨트롤타워인 LH는 여전히 수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한준 전 사장이 사의를 밝힌 이후 LH는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말 최종 후보군이 반려되면서 인선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재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LH 사장 인선이 유독 더디게 진행되는 데에는 기관이 짊어진 과제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H가 공급 주도, 분사 등 대형 과제를 앞둔 만큼, 조직 장악과 개혁을 동시에 이끌 적임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9·7 공급대책 이후 LH는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 확대를 이끄는 핵심 실행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LH가 담당할 물량은 55만6000가구로 전체의 약 41%에 달한다. 3기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공공주택 건설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주요 공급 사업의 대부분을 LH가 담당하는 셈이다.
공공주도 공급대책 이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는 올해 LH의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LH는 올해 공사·용역 발주 계획으로 총 17조8839억원 규모의 물량을 제시했고 공공주택 5만2000가구 착공 목표도 내걸었다. 전체 발주 물량의 71%인 약 12조8000억원은 수도권과 3기 신도시에 집중돼 있다.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조직 개혁도 LH 신임 수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8월 출범한 LH개혁위원회는 당초 연내 개혁안 마련을 목표로 운영됐지만 논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발표 시점이 올해 상반기로 넘어갔다. 조직 분사 등 다양한 개편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차기 LH 사장이 조직 개편 작업까지 함께 이끌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H 관계자는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기존 공급 사업과 정부 정책 과제는 내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사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현안 사업과 조직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H 사장 인선 시점이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정치권 인사 등이 새로운 후보군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만큼 선거 일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선이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경우 LH 수장 공백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