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1일 국가유산청의 세운 4구역 재개발사업 행정협의조정 신청에 대해 "즉각 각하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절차적 중립성 문제를 제기했다. 동시에 일방적 조정보다는 주민·전문가·국가유산청·서울시가 함께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통해 해법을 찾자고 다시 제안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가유산청이 국무총리 산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세운 4구역 재개발사업 인허가 절차 조정 신청'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날(10일) 국가유산청은 세운 4구역 재정비와 관련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신청하는 공문을 지난달 정식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의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있을 때 이를 협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우선 해당 안건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본 안건은 현재 관련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자체 운영규정에 따라 심의 대상에서 배제된다"며 "그럼에도 위원회가 무리하게 심의를 강행한다면 향후 동일 쟁점에 대해 법원의 판결과 위원회의 조정 결과가 정면 충돌하는 중복 판단과 혼선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본 안건은 즉각 '각하'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세운 4구역이 세계유산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세운 4구역은 종묘 세계유산지구 완충 구역 밖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행 법령상 이 구역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할 명확한 기준과 근거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국가유산청이 적법하게 진행 중인 주민주도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중단시키려는 행위는 법치주의 원칙에 맞지 않으며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되는 절차 자체의 중립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갈등을 중립적으로 조정해야 할 국무총리가 종묘를 찾아 세운 4구역 정비사업에 대해 '숨을 막히게 한다', '근시안적 단견이다' 등의 편향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총리 산하 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 자체가 절차적 중립성과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서울시는 세계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존중하며 객관적 검증과 당사자 간 합리적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주민, 전문가, 국가유산청, 서울시가 모두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조정 신청을 재고하고 협의의 장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