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본격 시행...中企 "거래 단절될라" 우려 [산업계 덮친 원청 교섭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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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현대모비스 하청기업인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 조합원 등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들이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10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면서 중소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하청기업들의 잦은 파업과 파업 장기화 등으로 원청과의 거래 단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 노동자 교섭권을 넓히는 것이다. 그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사용자는 통상 하청업체로 간주됐지만 앞으로는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회사가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역시 제한된다.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정부부처와 만나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의 부작용을 호소하며 정책 개선 요청과 속도 조절 등을 촉구했지만 6개월의 유예를 거쳐 이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원청과의 거래 단절이다. 중소제조기업 절반이 수급기업인 상황에서 하청기업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거나 잦은 파업이 발생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특히 자동차·조선업처럼 하청업체가 수십, 수백개의 다층적인 구조로 연결되는 업종에서 한 쪽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줄줄이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 경우 매출 감소와 현금 흐름 악화 등 자금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무분별한 파업이 발생하거나 하청이 원청과 직접교섭을 하려 하면 원청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것”이라면서 “거래처를 바꿔 하청을 재편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지난해 "거래 단절과 이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원청 기업들이 노란봉투법 악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이전 등으로 눈을 돌리면 결국 중소 협력 하청들이 최종 피해자가 되지 않겠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또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억제력이 약해져 원청 노조가 임금협상 등을 이유로 파업을 장기화하면 하청업체들은 속수무책 상황에 놓인다"며 원청 기업 내 잦은 파업 발생 가능성도 지적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나설 경우 중소 제조기업의 급여 인상 등 근무 조건이나 처우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다만 원청들이 노무 리스크가 없는 기업에 물량을 주는 등 부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은 중소기업계의 노사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의 거래 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개정안 시행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3개월을 집중 점검 기간으로 운영하는 등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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