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식·검증 없는 무조건적 수용은 위험”

20·30세대가 투자 정보를 찾는 창구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증권사 리포트나 전문가 상담보다 유튜브와 SNS를 먼저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금융 정보 소비 방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핀플루언서(finfluencer)’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금융 정보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젊은 층이 유튜브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다. 어려운 경제 용어와 투자 개념을 짧은 영상과 일상 언어로 풀어내며 정보의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다. 밈이나 비유를 활용해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방식은 투자 입문자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긴 보고서를 읽기보다 짧고 직관적인 콘텐츠를 통해 핵심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통 방식 역시 기존 금융 정보 채널과 다르다. 전통적인 금융 콘텐츠가 전문가의 일방향 설명에 가까웠다면 유튜브와 SNS는 댓글, 라이브 방송, 질의응답을 통해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다. 투자 경험이나 시장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20·30세대는 핀플루언서를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대화가 가능한 금융 안내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생활과 맞닿은 주제를 다룬다는 점도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핀플루언서 콘텐츠는 주식과 가상자산뿐 아니라 계좌 개설 방법, ETF 비교, 소비 습관, 신용카드 활용법, 절세 요령 등 생활 밀착형 정보까지 폭넓게 다룬다. 거시경제나 기업 분석 중심의 전통적인 투자 콘텐츠보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실용 정보가 많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실전 경험을 앞세운 화법도 공감을 키운다. 정제된 분석보다 실제 투자 과정에서 겪은 실패와 시행착오, 투자 습관 등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같은 세대의 언어로 경험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거리도 가깝게 느껴진다.
다만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자의 판단 역량이 함께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 점수는 59.3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목표 기준인 70점에 못 미쳤다. 금융 정보를 접하는 통로는 늘었지만 이를 선별하고 검증하는 능력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금융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튜브 콘텐츠는 이해하기 쉬워서 볼 수는 있지만, 맹신하거나 정치색이 들어간 내용은 피해야 한다”며 “의견이 아니라 객관적인 설명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경제 현상이나 금융시장에 대한 교육이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주가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거나 자극적인 메시지로 매수를 부추기는 콘텐츠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주식이 얼마까지 간다고 예측하는 것 자체가 사기일 수 있다”며 “펀더멘털에 대한 공부 없이 무작정 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보 접근성 확대와 별개로 투자 판단은 결국 기초 지식과 검증 과정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은 구조 역시 한계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변호사는 “핀플루언서 상당수는 제도권 금융회사나 투자자문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 손실이 발생해도 법적 책임을 따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개인 의견일 뿐’이라는 고지 문구를 달아두는 경우가 많아 실제 분쟁이 발생해도 책임 범위를 명확히 가리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