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채권값 폭락 ‘복합 리스크’ 직면하나 [오일-달러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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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0원 넘게 급등 1500원 목전 17년만에 최고
국고3년물 금리도 20bp 넘게 폭등, 1년9개월만 3.4%대 진입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공격을 받은 석유 저장 시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자 주민들이 이를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테헤란/ISNAㆍAPㆍ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 차질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원화 환율과 채권시장에 복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 중동 지역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미군 기지와 걸프 지역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쟁이 격화되면서 민간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시장 역시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전쟁 발발 이후 빠르게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에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108달러까지 치솟았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잠재적 분쟁 지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경제는 ‘고물가·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형 충격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정책 선택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자본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환율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반복돼 온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채권시장 역시 흔들리고 있다.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국채 금리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중장기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겠다. 다만 문제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인 것 같아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언급한 4~6주도 전쟁 장기화로 볼 수 있겠다. (원유생산이) 한번 중단되면 재가동까지 상당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 경우 걸프 국가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당국이 원·달러 환율 1500원을 저지할 것으로 본다. 다만,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1500원을 넘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위기가 장기화된다면 에너지 수입국가인 우리나라엔 치명적이다. 코로나19나 러·우전쟁 때와 다른 것은 당시엔 보조금지급에 (경제주체들에) 초과저축이 있어 구매력이 훼손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엔 달라 구매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시장반응도 이같은 분석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양상이다. 통상 유가 급등시 장기물 금리에 더 영향을 주게 마련인데 현재는 단기물 금리가 더 오르면서 (수익률곡선이) 베어플래트닝(금리 상승+장단기금리차 축소)되고 있다”며 “물가가 오르고 한국은행이 긴축에 나설수 있다는 우려로 당분간 베어플랫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현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선회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일본과 달리 한국과 호주 시장이 유독 충격을 받는 것은 성장이 좋은 상황에서 이런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지 않았다면 물가보단 경기침체가 부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채권금리는 현 수준에서 더 오르긴 힘들 것이라는데 무게를 뒀다. 박 애널리스트는 “3년물 3.4%는 한국은행이 6개월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레벨”이라며 “현 에너지 충격이 IT와 비IT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양극화를 더 부추길 수 있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긴 어렵다는 점에서 금리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애널리스트도 “현 금리수준은 한은이 연내 세차례 금리인상을 해야 정당화할 수 있는 레벨이다. 펀더멘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공급측 인플레라는 점에서 한은이 실제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렵다. 일주일사이 유가가 두배로 올랐는데 이같은 상승 속도가 늦춰진다면 채권금리 상승세도 늦춰질 수 있겠다. 또 현 수준 근처에서 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20.55원(1.39%) 폭등한 1498.55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 1499.2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12일(장중 1500.0원)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5.1bp 폭등한 3.473%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24년 6월3일(3.434%) 이후 1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3.4%대로 올라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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