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박사는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제유가 급등과 국내 기름값 상승 배경을 짚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배럴당 108달러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 박사는 국내 기름값이 결정되는 구조부터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 정제한 뒤 정유사들이 판매한다”며 “정유사의 원가에는 유가와 운송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반영되고 여기에 정유사 마진과 주유소 판매 마진, 유류세가 더해져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린다는 설명과 달리 최근 기름값이 빠르게 오른 이유도 언급했다.
장 박사는 “2~3주라는 것은 중동에서 원유를 사서 한국으로 운송하는 데 약 20일이 걸리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며 “이번에는 2~3주도 안 걸리고 2~3일 만에 바로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그 배경으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 구조를 꼽았다. 장 박사는 “주유소가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판단하면 구매량을 늘리고, 수요가 늘어나면 정유사도 공급 단가를 올리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우리나라는 석유제품의 약 40%를 수출한다”며 “전쟁 이전보다 국제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40~50% 가까이 오르면서 국내 유통 가격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짚었다.
가격 상승의 원인이 정유사 공급가인지 주유소 마진인지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장 박사는 “주유소 가격은 오피넷에서 매일 확인할 수 있지만 정유사 공급가격은 일 단위로 공개되지 않는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정보가 더 많이 있기 때문에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최고가격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했다. 장 박사는 “시장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가격을 일방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 논의되는 ‘최고가격제’가 나올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고가격제는 시장 가격을 강제로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하나만 건드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름값이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리다는 이른바 ‘유가 비대칭성’ 논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장 박사는 “유가의 비대칭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과거 데이터를 보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한 반반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108달러까지 오른 상황에서 향후 국내 기름값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시장 상황이 조금만 민감해도 유가는 상방 압력을 크게 받는다”며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어 국내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