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빈곤층-비빈곤층 가처분소득 격차 2.5배

최근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가계 소득 대비 과도한 연료비를 지출하는 국내 '에너지 빈곤층' 비중이 20%에 육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 복지 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위기 시 이들을 구제할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략과 컨트롤타워는 부재해 정책 실효성을 시급히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에너지 빈곤 지표 비교 분석 및 정책 활용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에너지 빈곤 지표를 국내에 적용한 결과 한국의 에너지 빈곤율은 EU 회원국 중위권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EU '에너지 빈곤 관측소(EPOV)'의 핵심 지표를 활용해 국내 상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거 에너지비 지출 비중이 국가 전체 중앙값의 2배를 초과하는 '소득 대비 연료비 과다 지출 가구' 비율은 2015년 16.1%에서 2025년 1분기 19.5%로 증가했다. 이는 2015년 기준 이탈리아를 제외한 EU 26개국 평균(15.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가구 간 에너지 비용 부담의 양극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너지 빈곤층과 비빈곤층 간의 가처분 소득 격차는 2015년 3.2배에서 2025년 1분기 기준 2.5배에 달했다. 동일한 금액의 에너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타격이 훨씬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국내 '적절히 난방할 수 없는 가구 비율'(0.4~6.2%)이나 '에너지 요금 체납 가구 비율'(1.1~1.4%)은 EU 평균(각각 9.5%, 7.5%)에 비해 현저히 낮아 대조를 이뤘다.
보고서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부의 장기 비전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2006년 산업자원부 시절 '저소득층 에너지 복지 확충'이 처음 거론된 이후 관련 예산은 급증해 왔으나, 정작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효과를 측정할 중장기 국가 계획이나 평가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에너지기본계획 등 주요 정부 계획에서 에너지 빈곤 해소 목표가 오히려 축소되는 양상"이라며 "최근의 유가 급등과 같은 에너지 위기 시 취약계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지표에 기반한 합리적인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