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사상최대치로 폭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600포인트 가까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급격히 성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됐다. 다만 ETF 매도 물량 때문에 잠깐은 주가가 빠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의 기초체력에 따라 제자리를 찾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배경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몸집을 키운 ETF가 있다. 전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297조2000억원으로 최근 4년 새 약 4배 증가했다. 상장 종목 수도 같은 기간 533개에서 1058개로 약 2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ETF는 지수 구성을 위해 여러 종목을 보유하는데, 지수가 하락할 때 이 종목 전체를 한꺼번에 매도해야 하는 ETF의 구조적 특성이 증시 전체의 상승과 하락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은 ETF 중심의 개인 매수세가 견인했는데, (하락장에서는) 사람들이 ETF를 팔기 시작했다"며 기계적으로 지수 구성 종목들을 다 팔아야 하므로 ETF가 하락장에서는 강력한 하방 압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3년 보고서에서 높은 유동성을 지닌 ETF를 활용한 차익거래 및 단기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유통시장 내 ETF 가격 충격이 시장 전체의 가격 반전(reversal) 현상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ETF가 단기적으로 시장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기초체력이 주가를 결정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ETF가 집중적으로 매도한 종목들은 1개월 내외의 단기 구간에서 뚜렷한 수익률 하락을 보였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ETF 변화량이 컸던 대덕전자(-9.28%)와 SK바이오팜(-4.26%) 등은 기관의 동반 매도세와 추가 호재 부재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6개월 이상의 장기 관점에서는 ETF의 매도 여부와 주가 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가 사실상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순매도 상위 종목인 미래에셋생명보험(63.53%)과 신성이엔지(39.23%)의 경우, ETF발 대규모 물량 출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기초체력과 산업 테마의 힘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ETF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시장의 과민 반응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