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잠수함 분할 발주, 가능성 적지만…“막판 새로운 협력안 요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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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일 경쟁 구도 속 협상 국면 전환
캐나다 막판에 추가 산업 협력 요구 가능성
업계 “과도한 산업협력 경쟁, 향후 해외 수주에 부담으로 작용”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을 둘러싸고 ‘분할 발주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경제적 효과를 끌어내려는 캐나다 측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 협력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12척을 한국과 독일에 각각 6척씩 나눠 발주하고 이를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지금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파트너를 찾고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분할 발주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CPSP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4척)을 대체할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이다. 현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양측은 지난 2일 최종 제안서(RFP)를 제출했다.

한국 정부는 분할 발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12척 전량 수주를 목표로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김 장관은 “잠수함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 협력 등 한국이 제시한 패키지를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12척을 모두 수주할 경우와 6척만 수주할 경우 협력 규모가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결정은 캐나다 정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정부 관계자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일정에는 현대차 등 관련 기업 고위 인사들도 동행했다. 현대차는 면담 자리에서 캐나다 수소 자원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설명하고 생산·충전·모빌리티를 연계한 수소 생태계 구축 협력 방안을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분할 발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 독일 잠수함은 설계와 규격이 달라 두 체계를 동시에 운용할 경우 정비·운용 체계가 이원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하고 운영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

김호성 국립창원대 첨단방위공학대학원 교수는 “잠수함을 두 국가에서 나눠 도입하면 정비 체계와 운영 방식이 너무 달라 비효율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캐나다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분할 발주설은 협상 과정에서 더 많은 산업 협력 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행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방산 도입이 아니라 산업 협력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전체 평가 항목 가운데 산업기술혜택(ITB) 등 경제·산업 기여도가 약 15%를 차지한다. 잠수함 성능 경쟁뿐 아니라 산업 협력 패키지가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았다.

한화오션은 납기 경쟁력과 장기 산업 동맹을 강조하며 막판 굳히기에 나섰다. 회사는 제안서를 통해 2032년 첫 잠수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인도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독일보다 빠른 일정이다. 또한 철강·AI·우주 산업 등 분야 협력을 통해 올해부터 2044년까지 연평균 2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산업 협력 계획도 제안서에 포함했다.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결국 중요한 것은 RFP에 정부 간 협력(G2G)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제시했느냐다”라며 “지금 진행되는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방문이나 홍보 활동은 결과를 뒤집기보다는 한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정성적 요소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경쟁 구도가 한국과 독일 간 기술·가격 경쟁에서 캐나다가 협상을 주도하는 국면으로 넘어갔다고 본다. 양국을 경쟁시키며 최대한 많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 협력이나 투자 카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과도한 산업 협력 경쟁으로 흐를 경우 안 좋은 선례로 남아 향후 해외 방산 수주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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