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법인시장 개방 논의 본격화…"신뢰 인프라 구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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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현정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가 주관한 '디지털 자산 법인 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 과제 학술 컨퍼런스'가 열렸다. (심영주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법인 투자 허용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시장 관심이 ‘개방 여부’를 넘어 개방 이후를 떠받칠 신뢰 인프라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인시장 개방을 단순한 거래 주체 확대가 아닌 시장 구조 전환의 문제로 보며, 준비 없는 개방은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김현정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가 주관한 '디지털자산 법인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 과제 학술 컨퍼런스'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법인 참여를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구조 전환의 문제로 규정하는 인식이 두드러졌다. 김현정 국회의원은 환영사에서 “디지털자산이 실질적인 경제 시스템 일부로 자리 잡아과는 과정”이라며 “전환기 속에서 ‘디지털자산 법인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은 대한민국이 디지털 금융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짚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은 “법인시장 개방은 특정 유형 기업에 한정된 사안이 아니라 다양한 법인이 참여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시장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논의 핵심은 단순히 참여를 허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통제 수준과 인프라를 전제로 허용할 것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법인시장 개방은 시장 확대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개방은 오히려 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결국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 수준이고, 제도적 준비 정도”라고 했다. 또 △정책·감독 △수탁 인프라 △재무보고 및 내부통제 ‘세 축’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정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개인투자자 중심 구조로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적으로 아예 투자 법인이 투자를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변동성이 더 클 수도 있다”며 시장의 깊이를 한층 더하는 법인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3단계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1단계는 ‘현금 매도 거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매수는 제한하되 매도 거래부터 우선 허용해 실무적 가능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향후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간 경계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관리 가능한 리스크 범위 내에서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수탁 인프라’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조성일 한국 디지털 자산 수탁(KDAC) 대표는 “법인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수탁 체계는 시장 신뢰의 핵심 기반”이라며 “법인이 직접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셀프 커스터디 대신 전문 수탁회사를 이용하면 관련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특히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거래와 보관의 분리 필요성을 제기하며, 거래는 거래소가 맡고 보관은 수탁회사가 담당하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제안했다.

재무보고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고도화 역시 필수 과제로 꼽았다. 최연택 삼정KPMG 파트너는 과거 발생했던 대규모 사고들이 “단순한 인적 오류라기보다 이를 막기 위해 회사 내부적으로 갖춰야 할 교차검증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시장 사건·사고의 본질은 기술적 결함이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관리·내부통제의 실패”라고 진단하며, 상장사 수준의 통합 공시 시스템 구축과 제3자 검증 절차 도입을 권고했다.

금융당국 역시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홍재선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질적 성장에 대해서는 저희가 충분히 검토하고 있고, 법인의 시장 참여는 결국 직접 상장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적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시장 안정성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등을 충분히 검토해 정책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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