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통합 급물살⋯국회선 '지방소멸 대응 입법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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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시 소외지역' 구제, 행정구·읍면 지원
장기 정착 청년엔 '무이자 주거 지원'

▲국회 계류 중인 주요 '지방소멸 대응' 법안 현황 (출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Gemini로 이미지 생성, 이난희 기자 @nancho0907)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소멸 대응'이 정치권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5극·3특' 국토균형발전 구상과 맞물려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구·경북(TK) 및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행정체계 개편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광역 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이 전면에 나서자 국회에서는 실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입법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역설적으로 도시 통계에 가려져 소외되는 지역을 구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통합 시 내부의 불균형 해소다. 최형두(국민의힘)·허성무(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 대표 발의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통합 지자체 시(市)에 속한 '자치구가 아닌 구(통합 이전 시·군 지역)'도 독립적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현행 제도는 지정 단위를 시·군·구로 한정해 경남 마산과 같이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심각함에도 '행정구'라는 이유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이나 청년 정주 사업 등 각종 국가 지원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개정안은 통합 이후 전체 인구 지표는 상승하더라도 실질적 쇠퇴를 겪는 옛 지역들이 행정적·재정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형평성을 맞추는 데 방점을 뒀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 역시 도농복합시 내 읍·면 지역의 현실에 주목했다. 도시 지역인 '동(洞)'의 지표에 가려 지원 대상에서 빠졌던 농산어촌 읍·면을 별도 지정 가능하게 해 지역 특성에 맞는 계획 수립과 재정 지원, 교육경비 보조 등의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단순한 인구 유입을 넘어 지역에 뿌리내린 이들을 지키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민생 법안들도 잇따르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월 대표 발의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은 '정착 청년'에 대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담았다. 인구감소지역에 5년 이상 거주하며 지역 경제에 기여한 청년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때 무이자 또는 저리 융자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단기 거주자와 구분되는 실질적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청년 인구의 지속적인 유출을 막고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심 슬럼화의 주범인 빈집 문제 해결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3일 발의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 특례법 개정안'은 소규모 재개발 사업의 조합 설립 동의율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현행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10분의 7로, 토지 면적 요건은 3분의 2에서 2분의 1로 하향 조정했다.

엄 의원은 "빈집 밀집 지역은 소유권 불분명이나 연락 두절로 인해 소수의 반대만으로도 사업이 장기 정체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동의율 조정을 통해 정비사업을 신속히 추진함으로써 도심 슬럼화를 막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이처럼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은 지방 행정체계 개편이라는 거대 담론과 맞물려 각 지역구의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려는 정치권의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입법 경쟁이 실제 법 통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앞다투어 각 지역을 지원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현재 국회의원들이 본격적인 선거 운동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제출된 법안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처리는 지방선거 이후부터나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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