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 따른 겸직 제한 규정 위반

국회의원실 선임비서관이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구 내 학교법인 감사로 등재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직사회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감사직은 유급이 아닌 무보수로 확인됐지만, 법리상 판단 기준은 '보수' 여부가 아니라 '직무 관련성과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보좌관 A씨는 곽규택 의원실 선임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동시에 지역구 학교법인인 백민학원 감사로 등재돼 있다. 백민학원은 부산관광고등학교와 부산송도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부산관광고는 최근 교육부 공모사업인 ‘2025년 협약형 특성화고 육성 사업’에 선정돼 5년간 최대 45억 원을 지원받게 된 바 있다. 대규모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교육법인에 지역구 의원실 핵심 보좌진이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이해충돌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금전 수령 여부를 위법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사적 이해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을 인지한 경우 14일 이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고 해당 직무에서 회피해야 한다.
따라서 감사직이 무보수라 하더라도 의원실이 해당 학교법인과 관련된 민원이나 예산 확보 문제를 다뤘는지, 교육청·지자체 지원 사업과 연계된 사안을 취급했는지, 국정감사나 입법 활동 과정에서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있었는지에 따라 신고·회피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최대 2천만 원의 과태료와 징계, 부당이익 환수 등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제도 운영은 국민권익위원회가 맡고 있다.
이번 사안은 이해충돌 문제와 별개로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 따른 겸직 제한 규정 적용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사무처 공무원은 영리업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영리 목적이 아니더라도 다른 직무를 겸직하려면 국회사무총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회사무처 겸직금지 안내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의 무보수·비상근 임원이라 하더라도 공무원이 해당 단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을 경우 겸직을 불허한다고 명시돼 있다.
학교법인 감사는 단순 명예직과 달리 법인의 재정과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감독 지위다. 여기에 수십억 원 규모의 국비 지원 사업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지역구 의원실 선임비서관이라는 직위와 결합될 경우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다.
A씨는 본지 질의에 대해 “학교법인이고 비상근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총회가 열릴 때 점심시간을 이용해 가서 도장을 찍어주는 역할이라 별 문제될 것이 없다. 안병길 의원실 재직 시 국회사무처에 문의했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회 인사처 복무담당자는 “비영리법인 무보수 비상근 임원의 경우 상황에 따라 겸직 허가 또는 불허가 될 수 있다”며 “공무원의 업무와 해당 단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을 경우 불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리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직무라도 겸직을 하려면 국회사무총장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며 "유선 문의만으로 허가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며, 겸직 희망 공무원이 신청서를 제출해 공식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겸직 대상 법인이 같은 지역구 내 기관이라는 점과 동시에 대규모 국비 지원 사업의 수혜 기관이라는 점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원실은 예산 확보와 정책 협의, 각종 민원 조정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권한 구조 속에서 의원실 선임비서관이 해당 교육법인의 감사직을 맡고 있다면 실제 개입 여부와 별개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곽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클린 공천위원단장을 맡고 있는 법조인 출신이다. 당의 ‘청렴’과 ‘공정’을 강조하는 직책을 수행하는 인사의 보좌진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무보수라는 점은 참작 요소일 뿐 면책 사유는 아니다”며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국회사무처 겸직 복무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겸직 사실을 넘어 국회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겸직 복무규정과 이해충돌 방지 제도가 실제로 준수됐는지 여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