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기준 사상 최대 낙폭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충격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코스피는 3일 452.22포인트(7.24%) 폭락하며 포인트 기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률 기준으로는 2024년 8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하며 ‘6천피 시대’를 열었던 코스피는 단 3거래일 만에 6000선을 내준 데 이어 5800선 아래로 밀려나며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에 장을 마쳤다. 452.22포인트 하락은 지수 산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종전 최대 낙폭은 지난 2월 2일 기록한 274.69포인트 하락이었지만 이날 이를 크게 넘어섰다. 하락률 -7.24% 역시 2024년 8월 5일(-8.77%)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3거래일 만에 6000선을 내준 데 이어 이날 5800선마저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도 55.08포인트(4.62%) 내린 1137.70에 마감했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장중 5% 넘게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지수 급락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19만5100원으로 마감하며 20만원선을 이탈했다. 2월 24일 20만원을 돌파한 이후 5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도 93만9000원에 장을 마치며 100만원선을 내줬다. 같은날 ‘100만닉스’ 등극 이후 5거래일 만의 붕괴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20만전자’와 ‘100만닉스’가 동시에 무너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충격의 진원지는 중동이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7달러대로 치솟으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해상 원유 수출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가 막힐 경우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4원 오른 1466.1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467원대를 터치하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도 9bp 안팎 상승했다. 전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로만 작동하기보다는 유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해석되며 금리까지 밀어 올린 모습이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가상자산은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업비트 기준 3일 오후 3시 30분 비트코인은 9941만7000원으로 1억원선을 내줬다. 이더리움과 리플도 1%대 하락했다.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모두 위험회피 심리가 우선했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의 방아쇠로 유가를 지목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에 대한 심리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지표는 원유 가격”이라며 “유가 반등과 함께 지정학적 낙관론이 급격히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증시의 낙폭이 가장 컸고,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외국인 차익실현 압력까지 더해지며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미국 신용 불안 등 외부 변수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맞지만 현재 국내 증시는 단순히 '주가'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국면에 일시적으로 들어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