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변수에 사업성 좌우
韓, SMR 특별법 통과 이후 종합 대응 요구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관세가 관련 부품 가격을 올리는 방식의 비용 문제를 넘어 사업 입지나 조달 구조를 바꾸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로 미국과 차세대 원자로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미일 투자 공동 팩트시트’에서도 SMR 등의 차세대 원자로 사업 계획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의 합작사 GE 베르노바 히타치가 1000억달러 규모의 SMR을 건설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이미 SMR은 통상·투자 패키지의 핵심 카드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에 일본처럼 한국의 SMR 사업 역시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포함되거나 관련 기자재가 관세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단순 비용 변수 외에도 관세 리스크가 사업 공급망 구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SMR 사업과 관련한 관세가 전략산업 패키지 형태로 면제되거나 감면이 적용되면 한국 기업의 SMR 사업 경쟁력은 개선될 수 있다. 프로젝트 내부수익률(IRR) 역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통상 협상 과정에서 관세 유예 등이 확정된다면 기업들의 금융 조달 조건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원자로 용기, 주기기, 계측·제어(I&C) 설비 등 고부가 기자재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단위 설비는 작지만, 모듈화 설계 특성상 핵심 장비의 기술 집약도가 높다. 이에 해당 품목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프로젝트 총사업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 내 생산거점 설립이나 합작법인(JV) 구축을 통한 현지 조달 비중 확대도 부상한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기업이나 건설사들이 미국 SMR 관련 기업들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도 관세·보조금·안보 이슈를 고려한 전형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SMR 프로젝트를 통상 협상 카드에 포함하면 미국이 관세와 투자 인센티브를 내걸고 우리 기업들의 현지 투자 확대와 기술 이전 요구도 강화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명분으로 SMR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SMR 확대를 기반으로 2050년까지 미국 원전 설비용량을 기존 100GW에서 400GW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먼저 대미 투자 카드를 선점할 경우 한국 기업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미 투자에 대한 일본의 선제적 움직임 속에서 한국 역시 SMR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전략 등 종합적인 대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율이 조금만 변해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통상 협상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협상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