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강남 100억 차익에도 세금 7%”⋯장특공제 원점 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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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권별 서울 아파트 시세와 양도세 부담을 분석한 결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쏠림과 강남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제도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3일 경실련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국세청 모의계산을 토대로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3억원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2025년 12억8000만원으로 약 10억원(119%) 상승했다. 특히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는 2003년 2억6000만원에서 2025년 22억원으로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윤석열 정부 3년간 서울 전역 집값이 조정됐음에도 강남 아파트 가격은 6억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세제 특혜를 지목했다. 현행 세법상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12억원을 초과하더라도 10년 이상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80%의 장특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특공제는 1988년 도입 이후 공제율이 꾸준히 확대돼 2008년 20년 이상 보유 시 80%까지 상향됐고, 2020년에는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할 경우 동일한 80% 공제가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경실련은 강남 고가 아파트 사례를 들어 세 부담을 비교했다. 2015년 25억원에 취득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2차 전용면적 196.84㎡를 2025년 127억원에 매도할 경우 세전 양도차익은 102억원이다. 1세대 1주택자로 12억원 비과세와 80% 장특공제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약 7억6000만원으로 세부담률은 7% 수준에 그친다. 세금을 납부한 뒤에도 94억원 이상의 양도소득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장특공제를 30%로 낮출 경우 세액은 28억4000만원, 미적용 시 40억9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지방 다주택 투자와의 비교에서도 강남 1주택이 유리한 구조가 확인됐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동일한 12억5000만원을 투자해 강남 아파트 1채를 15년 보유한 경우 세후 양도소득은 약 40억원으로 추정됐다. 반면 같은 금액으로 부산 해운대 아파트 6채를 갭 투자해 보유할 경우 세후 양도소득은 23억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강남 아파트는 가격 상승폭도 크고 장특공제 효과도 커 자본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근로소득과의 세 부담 격차도 문제로 제기됐다. 15년간 42억5000만원의 소득을 근로로 벌 경우 약 12억원의 소득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같은 금액의 아파트 양도차익에 대한 세액은 2억40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불로소득에 대한 세 부담이 근로소득보다 현저히 낮은 현행 구조는 조세 형평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소재 아파트 매각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장특공제 효과를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아파트를 1998년 3억6000만원에 취득했다. 올해 29억원에 매도할 경우 세전 차익은 25억4000만원이다. 80% 장특공제를 적용하면 세액은 약 9200만원, 세부담률은 4% 수준으로 추정됐다. 장특공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세액은 약 6억원으로 늘어난다.

경실련은 △12억원 초과 고가 1주택에 대한 장특공제 원점 재검토 △공시가격·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 80% 이상 상향 및 산출근거 공개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축소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제도 폐지 등을 요구했다. 다주택자 중과 강화만으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장특공제는 실수요자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강남 초고가 주택에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며 “불로소득에 대한 공정과세를 확립해야 부동산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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