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훈풍에 외형은 '쑥'…몸값 2000억 거론
영업활동현금흐름 13억원대 불과…오히려 뒷걸음

글로벌 시장에서 불고 있는 'K-김' 열풍을 타고 국내 주요 조미김 제조사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연달아 등장하는 가운데 흥행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시각이 제기된다. 최근 매물로 나온 '만전김' 제조사 만전식품 역시 수익성 지표와 현금흐름 간의 괴리가 뚜렷해 성공적인 매각 완주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운용사(PE) 카무르PE는 최근 만전식품 경영권 매각을 위해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카무르PE가 지난 2021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만전식품을 인수한 지 5년여 만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도다.
카무르PE 인수 원년인 2021년 만전식품의 매출액은 515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K-푸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4년에는 매출액 825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하며 인수 원년 대비 각각 60%, 45% 증가했다.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또한 같은 기간 89억원에서 121억원으로 36%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앞서 삼천리그룹에 인수된 성경식품의 사례를 바탕으로 만전식품의 몸값을 추산한다. 삼천리는 성경식품의 기업가치를 1215억원으로 평가하며 EBITDA 대비 기업가치 배수(에비타 멀티플) 11배를 적용했다. 매각 측이 추산하는 만전식품의 지난해 연간 EBITDA가 약 17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에 성경식품과 동일한 11배의 배수를 적용하면 만전식품의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밋빛 밸류에이션의 이면에는 매각 성사를 어둡게 보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거 김 제조업체 M&A 자문을 맡은 한 관계자는 "한국 김 산업 전체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수익성과 현금흐름 등 실적이 이를 온전히 뒷받침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만전식품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장부상 이익과 실제 손에 쥐는 현금 사이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만전식품의 2024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3억6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이는 카무르PE가 회사를 처음 인수했던 2021년 당시의 영업현금흐름 14억4000만원과 비교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영업이익이 상승 곡선을 그렸음에도 영업현금흐름이 줄어든 결정적인 원인은 급증한 재고자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116억원 수준이던 만전식품의 재고자산은 2024년 말 166억원으로 50억원 급증했다. 회계상 이익은 발생했지만, 만들어둔 제품이나 미리 확보한 원재료가 제때 팔려 현금화되지 못한 채 창고에 묶이면서 실제 회사로 유입되는 영업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처럼 김 제조사들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두고 원매자들의 눈높이가 깐깐해지면서 김 제조 업계 일각에서는 M&A 대신 다른 엑시트 경로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동종 업계인 광천김의 경우 당초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다가 최근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선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