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지난해 보증금 총 10조원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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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세주택 공급 현황 그래픽. (서울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이 2025년 한 해 동안 민간 전세 시세 대비 보증금을 약 10조원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도입된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 입주자 설문에선 응답자의 84%가 향후 가족계획이 있다고 답해 저출생 대응 주거정책으로의 확장 효과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의 공급 성과와 정책 효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전국 최초로 도입된 뒤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운영되는 공공임대 모델이다. 국비 지원 없이 100% 서울시 재정으로 공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241개 단지, 총 3만7463가구를 공급했으며, 현재 거주 가구를 포함해 누적 4만3907가구에 장기간 안정적 거주환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제도 설계의 핵심은 ‘시세 80% 이하’와 ‘최장 20년 거주’다. 2년 단위 재계약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했고, 보증금 인상률은 연평균 5% 수준으로 관리됐다. 민간 대비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로, 2025년 기준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의 54% 수준으로 집계됐다. 2007년 입주자들은 현재 시세 대비 23% 수준의 보증금으로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입주연도별 거주자 평균 보증금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의 차이에 가구 수를 곱해 산출한 결과 2025년 한 해의 보증금 절감액은 10조원에 달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장기전세주택이 임대료 급등 충격을 흡수하는 ‘주거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거주 지속성 지표도 장기임대의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현재 거주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9.92년으로, 통상 임대차계약 최장 기간(2년+2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길었다. 10년 이상 거주 가구 비중은 56%(1만6735가구)로 조사됐다. ‘주거 사다리’ 기능과 관련해선 장기전세주택 거주 후 퇴거한 1만4902가구 중 1171가구(8%)가 자가를 마련해 퇴거했으며, 이들의 평균 거주기간은 9년5개월로 집계됐다.

입지·단지 구성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유형이 다수 포함됐다.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도보 7분) 역세권 단지는 전체 241개 단지 중 45%(108개)였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접근성이 좋고 한강변 조망·공원 이용이 가능한 ‘한강벨트’ 위치 단지는 61%(148개)에 이르렀다. 단지 기준으로 초등학교 반경 500m 이내 ‘초품아’ 비중은 83%(201개)였고, 500가구 이상 대단지는 46%(111개), 1000가구 이상은 17%(42개)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24년부터 신혼부부 특화형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을 도입해 정책 기능을 ‘저출생 대응’으로 확장했다. 2024년 7월 첫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현재까지 총 2274가구를 공급했고, 2026년 1월 말 기준 1018명이 입주했다. 미리내집은 입주 이후 자녀 1명 출산 시 소득·자산 증가와 무관하게 20년 거주가 가능하며, 2자녀 이상이면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선 매수 자격을 부여하는 등 출산 인센티브를 결합했다.

공급 방식도 다변화했다. 2025년부터는 ‘아파트형’ 외에 비아파트 매입을 통한 일반주택형(다세대·오피스텔 등), 공공한옥 활용형, 민간임대주택 보증금 지원형을 병행했다. 일반주택형은 최고 114대 1(평균 51.6대 1), 공공한옥은 최고 956대 1(평균 2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5년 공급 물량은 비아파트 매입 기반 일반주택형 1569가구, 보증금 지원형 700가구로 집계됐다. 보증금 지원형은 신혼부부가 희망 주택을 물색하면 보증금의 30%(최대 6000만원)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입주자 설문조사에선 미리내집 입주 이후 출생한 자녀가 82명으로 집계됐고, 응답자 216명 중 183명(84%)이 향후 가족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은 1월 말 기준 입주자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1.2%였다. 서울시는 응답자의 출산계획이 실현될 경우 기존 출생아 82명을 포함해 최소 258명의 추가 출생이 발생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향후 재계약 시 가별 출산 현황을 정밀하게 파악해 정책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4월 모집 예정인 올해 첫 미리내집 공급부터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새로 도입한다. 입주 시 보증금의 70%만 납부하고, 나머지 30%는 납부를 유예하되 거주기간 동안 시중보다 저렴한 수준의 이자만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서울시는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가격 상승 환경을 고려해 신혼부부의 초기 보증금 부담을 낮추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난 20년간 무주택 서울시민의 든든한 주거사다리이자 임대료 상승시기 안전판 역할을 해온 ‘장기전세주택’을 앞으로도 시민 주거 안정, 저출생 극복을 동시에 견인하는 서울 대표 공공주택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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