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확대

이란 사태로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그룹들이 일제히 비상 대응 체계에 들어갔다.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환율·금리·유가 등을 실시간 점검하는 한편 피해가 우려되는 기업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위기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외환·자금시장 동향, 유동성 상황,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대응의 초점이 맞춰졌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통해 환율, 금리, 유가 등 핵심 지표를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성, 리스크 관리, 대고객 안내 체계도 함께 점검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재해복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분쟁 지역 진출 기업과 수출입 실적이 있는 기업 및 협력사를 대상으로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 피해 규모 범위 내에서 최대 5억원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대출해주고, 최고 1.0%포인트(p)의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만기가 임박한 대출을 보유한 피해기업의 경우 원금 상환 부담 없이 특별 우대금리로 기한 연장도 지원한다.
신한금융은 그룹위기관리협의회를 열고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금융지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수위를 점검했다. 현재 위기관리 단계는 ‘주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상황 악화 시 그룹 CEO 주재의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일부터 중동 분쟁 영향으로 경영 애로가 예상되는 수출·해외진출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피해 규모 내에서 최대 10억원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최대 1.0%포인트 금리 감면과 만기 연장을 제공한다. 유가 상승 및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상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는 한편, 사이버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전산 시스템 안정성과 정보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총 1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중동 지역에 진출했거나 수출입 거래가 있는 기업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만기도래 여신 기한 연장과 분할상환 유예, 금리 감면을 적용한다.
하나금융은 현지 교민 보호를 위한 인도적 지원도 추진한다. 정부 유관기관과 협의해 생필품과 구호 패키지 제공을 준비 중이며, 그룹 차원의 신속 대응반을 운영해 분쟁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우리금융도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유동성 상황과 외환·자금시장 흐름을 점검하고 중동 관련 거래 기업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해외 근무 직원 안전 관리와 사이버 보안 점검도 강화했다.
우리금융은 시장과의 소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투자자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에 맞춰 대응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일 아시아 금융시장의 반응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 추이에 따라 비상근무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